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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지선 전 행정통합” 드라이브… 野 “빈껍데기” 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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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공청회 열고 입법 상황실 설치
단체장들 “정부 재정 지원 확대를”
野, 통합에는 반대 입장 아니지만
“실질 권한 이양 필요” 속도조절론

행안 차관 “행정통합 해 넘기면
약속한 인센티브 다 못 줄 수도”

더불어민주당이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행정구역 통합 속도전에 돌입했다. 2월 중 관련 법안을 처리키로 하고 소관 상임위원회 공청회를 시작으로 입법 관련 행보를 빠르게 밟아 나가고 있다. 야당 국민의힘도 행정구역 통합에는 반대하지 않지만 해당 지역 광역자치단체장들을 중심으로 ‘지역 의견을 제대로 반영해야 한다’는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행정구역 통합을 통해 특례 및 지원이 생성되는 만큼 여야 모두 ‘정치적 실익’에 따른 행보를 밟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9일 전체회의를 열고 행정구역 통합 관련 특별법 제정안에 대한 입법 공청회를 열었다. 국회법상 새로운 법을 만드는 제정안을 발의하려면 공청회를 먼저 여는 것이 원칙이다. 대전광역시와 충청남도, 광주광역시와 전라남도, 대구광역시와 경상북도를 각각 통합하는 법안이 공청회 대상이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주최로 9일 국회에서 열린 행정구역 통합 관련 제정법률안에 대한 입법공청회. 연합뉴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주최로 9일 국회에서 열린 행정구역 통합 관련 제정법률안에 대한 입법공청회. 연합뉴스

공청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행정통합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진종헌 공주대 지리학과 교수는 “100점짜리 답안이 아니더라도 대전·충남, 대구·경북, 광주·전남의 통합, 부산·경남의 통합이 이뤄지면 권역별로 거버넌스를 강력하게 형성하는 데 있어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여영현 선문대 행정공기업학과 교수는 행정통합·지방분권의 필요성에는 공감대가 크다면서도 명칭과 재정 설계, 예타 특례 등에서 정교한 설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공청회에서는 중앙정부의 권안 이양과 재정 지원에 대한 구체적 약속이 필요하다는 의원들의 지적이 이어졌다.

 

전남 나주·화순을 지역구로 전남·광주 통합 법안을 발의한 신정훈 행안위원장은 “광주·전남 시도민 염원을 담아서 요구한 374개 특례 중 119개 조항이 불수용됐다. 충남·대전도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공청회에 참석한 이장우 대전시장, 강기정 광주시장 등도 지방정부에 대한 중앙정부의 지원 확대를 촉구했다.

 

김민재 행정안전부 차관은 공청회에서 행정통합으로 출범하게 될 통합 지방정부에 4년간 파격적인 재정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과 관련해 “만약에 (행정통합이) 늦어져 3년 있다가 된다고 하면 1년밖에 못 드리는 건 아닌가라고 답변드릴 수 있다”고 밝혔다. 행정통합 절차가 늦어져 통합 지방정부 출범이 해를 넘길 경우 4년간 최대 20조원에 달하는 재정 인센티브가 지원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

한병도 원내대표(왼쪽)와 김태흠 충남지사. 연합뉴스
한병도 원내대표(왼쪽)와 김태흠 충남지사. 연합뉴스

민주당은 법안 통과 속도전을 예고하고 있다. 한병도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 중 원내 민생경제 입법 추진 상황실 설치를 예고하며 “행정통합 특별법안 처리에도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한 원내대표는 지난 3일 교섭단체대표 연설에서도 “2월 국회 내 행정통합특별법안과 지방자치법을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정청래 대표 역시 지난 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2월 임시국회는 행정통합을 비롯해 사법개혁, 3차 상법 개정안 등 오래 기다린 개혁법안을 매듭짓는 시간”이라고 밝힌 바 있다.

 

국민의힘 소속 충청권 인사들은 여권발 충남·대전 행정통합 드라이브에 공개적으로 제동을 걸고 나섰다. 통합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지역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 현 추진 방식에 동의할 수 없다는 취지다.

 

김태흠 충남지사와 충남 서산·태안을 지역구로 둔 성일종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대로 된 재정권한 이양 없는 행정통합은 빈 껍데기”라며 “정치적 의도만 남은 행정통합 논의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김 지사는“항구적인 재정과 실질적인 권한 이양이 담보되지 않으면 행정통합의 취지를 전혀 살릴 수 없다”며 “국회는 행정안전위원회에서 논의할 게 아니라 여야 동수로 특위를 구성해 논의하라”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