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법원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반중 언론인 지미 라이(사진)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그가 78세의 고령임을 고려하면 사실상 종신형과 다름없다.
9일 홍콩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홍콩 법원은 이날 오전 지미 라이의 선고 공판에서 외국 세력과의 공모 음모 혐의 2건과 선동적 출판물 발행 음모 혐의 1건, 총 3개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하고 20년형을 결정했다. 지난해 12월15일 홍콩 고등법원이 2년간의 재판 끝에 “중국 공산당의 몰락을 꾀했다”며 지미 라이에게 유죄 판결을 내린 지 약 2개월 만이다.
법원은 그가 2019년 홍콩 시위 당시 자신의 국제적 인맥을 활용해 반중 캠페인 단체와 함께 여러 국가를 상대로 중국과 홍콩 정부 및 관료들에 대한 제재를 적극적으로 로비했다고 판단했다. 또 반중 매체 빈과일보를 통해 시민들의 거리 시위와 정부 대립을 선동해 국가보안법을 위반했다고 밝혔다. 라이는 자신이 중국 정부의 박해를 받는 “정치범”이라며 재판 과정에서 모든 혐의를 부인해 왔다.
빈과일보 창업자인 지미 라이는 홍콩을 대표하는 민주화 인사로 2014년 ‘우산혁명’과 2019∼2020년 홍콩의 대규모 반중 시위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우산혁명은 홍콩 행정 수반인 행정장관 완전 직선제를 요구하며 일어난 민주화 시위로, 이후 2019년 중국 정부가 홍콩 국가보안법을 제정하자 다시 반중 시위가 일어난 바 있다.
지미 라이는 2020년 8월 국가보안법 혐의로 전격 체포됐으며, 그는 약 5년간 거의 독방에 갇혀 수감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2019년 불법 집회 주도 혐의로 2021년에 징역 20개월, 빈과일보 사무실을 허가 용도 외 사용한 혐의로 2022년 징역 69개월을 선고받기도 했다. 빈과일보는 2021년 자진 폐간했다.
서방 국가들은 지난해 12월 법원의 유죄 판결 직후 이를 언론자유 탄압으로 규정하고 지미 라이의 석방을 요구했다.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는 이날 성명에서 “78세 지미 라이에게 내려진 20년형은 사실상 사형선고나 다름없다”며 “이 같은 중형의 형벌은 잔혹할 뿐만 아니라 극도로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지미 라이는 중국 공민으로, 반중과 홍콩 혼란 사태의 주요 기획자이자 참여자”라며 “그의 행위는 일국양제(一國兩制) 원칙의 마지노선을 훼손했고 국가안보를 위협했으며 홍콩의 번영과 안정을 크게 해쳤다”고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