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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 코인’ 본격 조사”…금감원, 빗썸 ‘점검’에서 ‘검사’로 전격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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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사고발생 3일 후 10일 현장점검서 검사로 격상
이찬진, 빗썸 사태에 "심각한 일" "유령코인 짚고 가야"

금융감독원이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의 대규모 비트코인 오지급 사태와 관련해 검사에 나섰다.

 

서울 강남구 빗썸라운지 강남점 전광판에 가상자산 시세가 나오고 있다. 뉴스1
서울 강남구 빗썸라운지 강남점 전광판에 가상자산 시세가 나오고 있다. 뉴스1

10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전날 빗썸에 검사 착수를 사전 통지하고 이날부터 정식 검사에 착수했다. 

 

사흘 만에 전격 검사로 전환한 것은 현장 점검에서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상 위반 소지가 발견된 것으로 풀이된다. 금감원은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검사 담당 인력도 추가로 투입할 방침이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이번 사태에 대해 “심각한 일”, “재앙” 등으로 표현할 정도로 굉장히 엄중하게 보고 있다. 현장점검 중 일부라도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상 위반 소지가 발견될 경우 즉시 현장 검사로 전환할 예정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이 원장은 전날 월례 기자간담회를 열고 빗썸 사태에 대해 “고객 확보 목적의 이벤트 참여 이용자 1인당 2000원에 해당하는 비트코인을 주기로 했는데 2000개를 주는 착오가 발생했다”며 “잘못 들어갔는데 그게 거래가 되고 현금화되는 기가 막힐 일이 연속적으로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이 원장은 비트코인 보유량을 크게 웃도는 규모의 자산 이동이 가능한 ‘유령코인’ 문제에 대해서도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유령 코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디지털자산이 제도권 금융에 들어오기 어렵다. 정부 차원에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라고 못 박았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빗썸이 보유한 비트코인은 4만여 개인데 62만 개나 잘못 지급되며 ‘유령코인’ 논란이 불거졌다.

 

이 원장은 오지급된 자산의 회수 가능성을 묻는 질의에 대해선 “회수뿐만 아니라 (비트코인을) 팔고 현금화한 분은 재앙적인 불안정한 위치에 처한 게 아닌가”라며 “원물반환 의무가 있는데 차액이 발생한 것은 재앙”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금융당국은 빗썸이 실제 보유한 비트코인 물량을 크게 웃도는 규모가 지급된 경위를 중점적으로 들여다볼 방침이다. 빗썸 등 ‘중앙화 거래소(CEX)’는 고객이 입금한 코인을 자체 지갑에 보관한 뒤 매매가 이뤄질 때마다 블록체인에 직접 기록하지 않고 장부상 잔고만 변경하는 ‘장부 거래’ 방식으로 운영된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빗썸이 보유한 비트코인은 약 4만2000개로, 이 가운데 회사 보유분은 175개이고 나머지는 고객이 위탁한 물량이다. 현재 빗썸의 비트코인 보유 물량은 이보다 늘어난 약 4만6000개 수준일 것으로 추산된다. 금감원은 이런 보유 규모에도 불구하고 실제 보유 물량의 13∼14배에 달하는 62만개가 지급된 경위를 핵심 검사 대상으로 보고 있다.

 

내부통제 시스템 전반에 대한 점검도 병행된다. 실무자 1명의 승인만으로 코인 지급이 가능했던 절차, 장부상 잔액과 실제 보유 물량을 상시 대조·감시 체계가 제대로 작동했는지 등이 주요 점검 대상이다.

 

이 원장은 “유령 코인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다면 (가상자산시장) 어떻게 제도권에 편입될 수 있겠느냐”며 “검사 결과를 반영해 2단계 입법에서 강력하게 보완해야 할 과제가 도출된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