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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비관세 장벽 압박 본격화…25% 관세 카드 재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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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한국 정부를 상대로 비관세 장벽 문제를 제기하며 25% 관세 인상 가능성을 압박 카드로 활용하는 분위기다. 대미투자특별법 통과 여부와는 별개로, 향후 협상 국면에서 비관세 장벽이 핵심 쟁점으로 부상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현 외교부 장관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조현 외교부 장관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지난 9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미국의 25% 관세 인상 압박 배경과 관련해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의 발언을 소개했다. 조 장관에 따르면 그리어 대표는 “미국은 한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와의 무역적자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한국 정부에는 투자 요청과 함께 비관세 장벽 개선을 요청했다”며 “그런데 투자는 (정상 간) 합의 이후 진척이 느리고, 비관세 분야는 추가 협의키로 했는데 잘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도 이날 비관세 장벽 문제와 관련해 미측 기류를 언급했다. 김 장관은 “미국 측이 대미투자특별법 지연에 초점을 맞추면서도, 뭔가 건수가 있으면 이참에 ‘숟가락을 얹어서’ 한꺼번에 해결하려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관세 문제를 계기로 기존 통상 현안을 포괄적으로 정리하려는 미측의 전략적 접근을 시사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국회도 대응에 나섰다. 이날 오후 국회는 대미투자특별법을 논의할 특별위원회 구성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특위에는 더불어민주당 8명, 국민의힘 7명, 비교섭단체 1명이 참여하며 위원장은 국민의힘이 맡는다. 여야는 특위에 입법권을 부여하고, 활동 기한인 한 달 내 안건을 합의 처리하기로 했다.

 

미국 협상팀이 지난해 11월 한·미 정상회담 당시 발표된 한·미 팩트시트(공동설명자료) 이행을 위해 이달 중 방한하기로 하면서 통상과 안보 의제가 병행되는 구도가 다시 부상하고 있다. 관세 인상 여파가 핵추진잠수함 건조와 재처리·농축 등 안보 분야 합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조 장관은 “(미국 측에) 그러면 안 된다고 했다”고 선을 그었다.

 

결국 비관세 장벽 완화와 관련 법·제도 정비를 둘러싼 국회의 대응 속도가 핵심 변수로 떠오르는 양상이다. 정부는 통상과 안보 사안을 분리해 대응한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고 있지만, 미국이 이를 연계할 경우 협상 부담은 한층 커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