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국회의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는 이재명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둘러싼 야당의 집중 공세가 이어졌다. 정부는 ‘1·29 주택 공급 대책’이 ‘재탕 대책’이라는 야당의 비판에 일정 부분 수긍하면서도, 보완을 거쳐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해 나가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여당은 이재명정부의 코스피 5000 달성 성과를 부각하며 우리 경제의 선순환 구조 마련을 주문했다.
◆국토장관 “주택 공급, 약점 보완 추진”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국민의힘 이만희 의원이 ‘이재명정부의 1·29 주택 공급 대책이 문재인정부 당시 부동산 정책을 재탕하는 것’이라고 지적하자 “표현에 따라선 일리가 있다”며 시인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29일 ‘도심 주택공급 확대 및 신속화 방안’(1·29 주택 공급 대책)을 통해 서울 등 수도권에 주택 6만호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 가운데 서울 용산정비창(국제업무지구), 주한미군 옛 주둔지인 캠프 킴, 태릉CC(골프장) 등 수도권 내 10여 개 사업지는 문재인정부 시절인 2020년 ‘8·4 공급 대책’에 포함됐거나, 이전부터 주택 공급이 추진돼 왔던 곳이라는 것이 이 의원의 지적이다.
이 의원은 김 장관을 향해 “이번 서울 주택공급이 26곳 3만2000호인데, 2020년 문재인정부가 발표한 서울 지역 아파트 공공개발이 24군데 3만3000호”라며 “똑같이 중복되는 것이 여섯 군데고, 4곳은 이미 추진하던 곳이다. 재탕 대책이다. 인정하느냐”고 추궁했다. 이에 김 장관은 “그렇다”며 “다시 저희들이 하는 것이니 표현에 따라서는 재탕이라고 해도 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 장관은 이어진 더불어민주당 박상혁 의원의 1·29 주택 공급 대책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의에도 “기존 정부 정책의 재탕이라는 비판도 있다. 그 문제에 대해선 겸허히 수용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안 되는 이유에 대해 새로운 대책을 마련함으로써 기존 정부에서 발표하고도 추진하지 못했던 약점들을 보완해서 제대로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부동산 정책 추진 과정에서 보유세 인상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이 ‘임기 초반에 보유세 정상화 정책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언급하자 “원칙적으로 배제하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저희가 꼭 선거를 앞두고 세제 문제에 대해서 조심성을 갖고 있다는 것은 아니다”라며 “부동산 정책 하나만 놓고 볼 때도 공급, 수요 억제, 세제 등 모든 정책의 어느 것도 원칙적으로 배제하고 있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환율 상승, 펀더멘털 문제 아니다”
최근 상승세를 보인 원·달러 환율도 도마 위에 올랐다. 김 총리는 ‘1400원대 중반의 원·달러 환율이 일상화가 되었다’는 국민의힘 이인선 의원의 지적에 “우려를 가지고 보고 있다”면서도 “‘펀더멘털’(근본 요인)의 문제는 아니라고 보고 있다”고 했다. 김 총리는 “경제의 체력이 급격히 약해졌거나 펀더멘털의 문제이거나 아니면 외채가 급증했거나 아니면 외환보유고가 뚝 떨어졌거나 등으로 기인한 것은 아닌 상태”라며 “현재로는 주로 수급 상황이 반영되는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10일 물가 동향이 심상치 않다는 지적에 “일부 수입품 같은 경우 환율이 절하됨에 따라 그런 (상승) 요인이 있다”며 “환율을 최대한 안정시켜 수입 물가가 안정되도록 정책적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구 부총리는 민주당 최기상 의원이 현대자동차가 선보인 휴머노이드로봇 ‘아틀라스’ 등으로 인해 ‘일자리 대공황’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를 언급하자 “중장기적으로 고용 대책을 세우고 있다”며 “기계가 도입돼 일자리를 잃는 게 아니라 내가 일을 하지 않고 로봇의 일을 감독하면서 편해지고, 그러면서 소득은 늘고 일자리는 더 많아지는 식으로 전환될 수 있도록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여당은 이재명정부의 코스피 5000 달성 성과를 강조하며 코스닥 시장의 역할 확대를 촉구했다. 김 총리는 ‘코스닥이 혁신시장으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민주당 김태년 의원의 지적에 “대통령실에서도 정책실을 중심으로 개선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이 “코스피·코스닥을 분리 독립시키는 게 가장 혁신적인 방안”이라며 여당이 추진 중인 자신의 법안을 소개하자 김 총리는 “정부 차원에서는 김 의원이 제시하신 문제의식을 중하게 보고 국회와 의논하려고 하고 있다”고 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