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미국의 유럽에 대한 무역 압박이 끝나지 않았다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한 순간도 믿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공개된 일간 르몽드,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유럽 매체들과 공동 인터뷰에서 “위기의 정점을 지나면 일종의 안도감이 찾아온다”며 그린란드 위기 이후의 유럽 내 분위기를 경계했다.
앞서 미국은 덴마크령 그린란드 합병을 위해 군사적 옵션도 배제하지 않고, 프랑스 등 일부 유럽 국가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했다가 돌연 입장을 바꿨다. 이에 그린란드를 둘러싸고 정점으로 치닫던 미국과 유럽 간 갈등은 다소 잠잠해진 분위기다.
마크롱 대통령은 “(미국의) 위협과 협박이 이어지다가 갑자기 워싱턴이 물러선다. 그러면 끝났다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잠시도 그렇게 믿어서는 안 된다, 매일 제약, 디지털 기술에 대한 위협이 가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명백한 공격이 있을 때 우리는 굴복하거나 타협점을 찾으려 해서는 안 된다”며 “우리는 몇 달 동안 이 전략을 시도해왔지만 효과가 없었다”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유럽 자강론과 유럽 우선주의도 거듭 강조했다. 그는 녹색 및 디지털 기술, 국방 및 안보를 포함해 유럽연합의 공공 및 민간 투자에 연간 약 1조2000억유로(약 2088조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특히 “안보와 방위, 생태적 전환 기술, 인공지능 및 양자 기술이라는 세 분야에서 싸워야 한다”며 “유럽연합(EU)이 향후 3∼5년 이내에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는다면 이 분야에서 중국, 미국에 완전히 밀려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이 투자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선 EU 공동채권(유로본드)을 발행해야 한다”고 촉구하며 “이는 달러의 헤게모니에 도전할 수 있는 전례 없는 기회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날 인터뷰에서 마크롱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대화 재개를 위한 채널을 재구축했다고 밝혔다. 그는 “기술적인 차원에서 (푸틴 대통령과의) 대화 채널을 재구축했으며, 이런 성과를 유럽 파트너들과 공유하고, 잘 조직된 유럽 차원의 접근 방식을 취하고 싶다”고 말했다.
앞서 마크롱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의 대화 재개를 위한 실무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는데, 가시적인 성과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 이는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4년 만이다.
러시아도 이날 마크롱 대통령의 발언이 사실이라고 확인했다. 다만 양국 간 최고위급 대화 개최 징후는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만약 최고위급 대화가 요망되고 필요하다면 꽤 신속하게 성사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는 접촉들이 실제로 일어났다”고 밝혔다. 다만 “지금까지 우리는 이러한 열망이 존재한다는 어떠한 징후도 받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