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바람이 살을 엔다. 2월 초 설을 코앞에 둔 어느 날, 햇살만 따스하다. 중랑천 옆 가게들이 즐비한 거리의 한 식당 앞. 가지런히 놓인 철가방이 햇빛을 받아 번쩍번쩍 자태를 뽐내고 있다. “예전에는 이것보다 2배는 많았지요. 13개나 14개쯤 있었던 것 같아요.”, “코로나 지나고 많이 줄었어요. 근처 병원도 가고 대학도 가고 배달이 엄청 많았는데 지금은 반밖에 안 돼요.” 창문을 닦던 김밥가게 주인아저씨가 말을 건넨다. 거리에 놓인 철가방은 언제라도 배달 나갈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주된 임무인 배달 외에 주방 아주머니의 앞치마를 말리는 용도로도 쓰이고 있다. 쓰임새가 꽤 된다. 거리를 달리던 철가방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괜한 궁금증이 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