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세로 요절한 전설적인 록 밴드 너바나의 리더 커트 코베인의 사망을 두고, 기존의 자살 결론에 반하는 타살 가능성이 다시 제기됐다. 다만 수사당국은 재조사 계획이 없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은 10일(현지시간) 민간 포렌식 전문가와 독립 연구자들이 코베인의 부검 자료와 현장 기록을 재검토한 결과, 타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주장을 내놨다고 보도했다.
너바나는 1987년 미국 워싱턴주 애버딘에서 결성, 1991년 발표한 2집 앨범 ‘네버마인드(Nevermind)’가 전 세계적으로 3000만장 이상 판매되며 세계적으로 그런지 록 열풍을 주도했다. 특히 대표곡 ‘스멜스 라이크 틴 스피리츠(Smells Like Teen Spirit)’는 1990년대 록 음악의 상징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코베인은 밴드의 전성기인 1994년 4월 5일 미국 시애틀 자택에서 산탄총으로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킹카운티 검시관은 사인을 자살로 공식 판정했고, 시애틀 경찰 역시 같은 결론으로 수사를 종결했다. 코베인의 사망 이후 밴드는 사실상 해체 수순을 밟았다. 그의 죽음은 대중음악 역사상 가장 충격적인 사건 중 하나로 꼽힌다.
이번 재검토에는 약물 과다복용 및 총상 사건을 다뤄온 포렌식 전문가 브라이언 버넷과 독립 연구자 미셸 윌킨스가 참여했다. 이들은 부검 기록에 나타난 일부 소견이 즉각적인 총상 사망과 일치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윌킨스는 “부검 결과 코베인이 총상을 입고 즉시 사망하지 않았다는 징후가 발견됐다”며 “뇌와 간의 손상, 폐에 고인 체액 등은 과다복용 시 나타나는 저산소증 증상으로, 산탄총 사망에서는 드문 사례”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코베인이 한 명 이상에게 제압된 뒤 헤로인 과다 투여로 무력화됐고, 이후 머리에 총격을 받았을 가능성을 가설로 제시했다. 현장이 자살처럼 보이도록 연출됐을 수 있다는 주장도 포함됐다.
연구진은 사건 현장의 물증 배치 역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총기 영수증과 탄피 영수증이 코베인의 주머니에서 발견됐고, 탄피는 그의 발치에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 헤로인 키트와 주사기 등이 총기에서 떨어진 곳에서 정리된 상태로 발견되는 등 현장이 지나치게 잘 정돈돼 있었으며. 코베인의 손 위치와 탄피 배출 방향이 물리적으로 맞지 않는다는 분석도 제시했다.
그러나 킹카운티 검시관 사무소와 시애틀 경찰은 기존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검시관 측은 “당시 모든 절차를 거쳐 내린 결론”이라며 “새로운 증거가 제시되면 재검토할 수 있으나 현재까지 사건 재개 근거는 없다”고 밝혔다. 경찰 역시 “수사 결과에 변함이 없다”며 재수사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