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오늘 청와대 오찬 회동에서 정쟁에 지친 국민에게 협치의 희망을 보여줘야 한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어제 브리핑에서 이번 회동에 대해 “민생회복을 위한 초당적 협력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라며 “의제에 제한을 두지 않고, 국정 전반에 대한 허심탄회한 의견 교환이 이뤄질 예정”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과 정·장 대표 회동은 지난해 9월8일 이후 157일 만이다. 정치 복원과 상호존중의 계기를 마련하고 내우외환 위기 극복을 위한 지혜를 모을 수 있다는 점에서 환영할 만하다. 말의 성찬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만드는 만남이 되기 바란다.
국익 앞에 여야 없다. 당장 발등의 불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법안 처리 지연을 문제 삼으며 관세 인상을 압박한 대미투자특별법이다. 법안 처리의 주도권을 쥐고 있는 민주당의 잘못이 크지만, 국회 비준 동의 대상이라는 주장만 펼치며 법안 처리를 막아온 국민의힘도 면책될 수 없다. 조기입법을 위한 합의가 나오길 기대한다. 그러기 위해선 민주당의 대승적 양보가 있어야 한다. 민주당 강경파가 밀어붙이고 있는 ‘법왜곡죄’(형법 개정안)나 재판소원법(헌법재판소법 개정안) 등은 국민의힘의 반대도 반대이지만 위헌 소지도 다분하다. 그런데도 정 대표는 “타협 없이 처리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래서는 백 번을 만나도 협치는 이뤄지지 않는다.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가 어제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는 참으로 참담하다. 5대 사회 갈등(보혁·소득·세대·지역·젠더 갈등) 중 보수·진보 갈등이 심각하다고 밝힌 국민이 92.4%로 가장 많았다. 그 책임이 당리당략, 진영논리에 눈멀어 국민을 편 가르고 갈라치기 하는 정치권에 있음을 스스로 잘 알 것이다. 지난번처럼 회동 다음 날 제1야당에 대해 위헌 정당 운운했던 여당의 협량(狹量) 정치나 대통령을 혼군(昏君)에 비유하는 제1야당의 소아(小兒) 정치가 반복돼선 안 된다.
일본의 공룡 여당 자민당은 중의원(하원) 의석 3분의 2를 차지했으나 야당과의 협력을 위해 재가결권(참의원 부결 법안을 중의원 출석 3분의 2 찬성으로 재의결)의 행사를 자제하기로 했다. 우리 여권도 의석 수를 앞세운 폭주를 중단하고 논란이 큰 법안은 자제해야 한다. 국민의힘도 국정의 건전한 견제자로서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니라 조력자로서 역할을 다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