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12일 여야 대표 오찬 회동에 나선다. 경색된 여야 관계를 해소하고 민생 입법을 위한 협치를 당부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회 입법 속도에 대해 불만을 표출해 온 이 대통령이 빠른 민생 법안 처리를 위해 발 벗고 나선 것으로 보인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11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진행한 브리핑에서 이 대통령이 회동에서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 변화’를 위한 여야 간 협력을 당부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이 민생·경제 관련 법안의 신속한 처리를 요청할 것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이 대통령이 민주당 정청래 대표,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 한 테이블에 마주 앉는 것은 지난해 9월8일 이후 약 5개월 만이다. 오찬 회동에서 이 대통령은 장 대표와 별도 독대는 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장 대표는 최근 이 대통령을 향해 거듭 영수회담을 요구해왔다. 장 대표는 지난 4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도 영수회담을 요청했다.
강 실장은 브리핑에서 이 대통령과 장 대표 간의 독대 가능성 질문에 “지금은 양당 소통이 더 중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한쪽 정당 대표를 따로 만나기보다 함께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취지로 답했다. 강 실장은 “기본적으로 입법과 관련해선 국회가 여야의 충분한 대화를 바탕으로 의사결정을 할 것이고, 정부는 국회의 결정을 존중하고 따른다는 입장”이라며 “내일 여야 대표님 모두의 말씀을 듣고, 새로운 협치의 시작이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이 여야 협력을 당부하려는 데엔 국회 상황도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규연 청와대 홍보수석은 이날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국회가 정상적으로 운영되려면 야당의 역할도 상당히 중요하다”며 “특히 경제 상임위 같은 데가 야당에서 상임위원장을 많이 하고 있다. 거기서 (법안 통과가) 조금 늦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간의 합당, 2차 특검 후보자 추천 등을 둘러싸고 청와대와 여당 간 갈등이 수면 위로 드러났던 만큼 이 대통령과 정 대표 사이에 어떤 대화가 오갈지에도 이목이 쏠린다.
이 대통령과 정 대표는 지난달 19일 여당 지도부 만찬 이후 20여일 만에 다시 만난다. 공교롭게도 2차 종합특검 후보자 추천 논란 등으로 정 대표가 “대통령에 누를 끼쳐드려 대단히 죄송하다”고 사과한 직후다. 정 대표가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추진을 발표했다 19일 만에 중단을 선언한 뒤 이틀 만이기도 하다.
당권파에서는 이 대통령과 정 대표 간의 굳건한 관계가 다시금 확인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정 대표 측 한 관계자는 “이 대통령과 정 대표는 세간이 아는 것보다 더 끈끈하고 서로를 신뢰하는 관계”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여당 지도부 만찬에서 이 대통령이 정 대표에 “혹시 반명(반이재명)이신가”라고 농담을 건넨 것을 놓고 여러 해석을 낳기도 했다. 당시엔 정 대표가 “우리는 모두 친명(친이재명)이고 친청(친청와대)”이라고 답해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조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여러 차례 당과 청와대 간 갈등 기류로 당시 이 대통령 질문에 뼈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됐다. 오찬에서 이 대통령이 정 대표에게 어떤 말을 건넬지 더욱 관심이 집중되는 대목이다.
장동혁 대표는 민생 현안을 중점 제기할 방침이다. 그는 전남 나주 한국에너지공대 간담회 및 현장 시찰 뒤 기자들과 만나 “관세 문제와 행정통합, 그 외 명절을 앞두고 물가·환율·부동산 문제 등 서민의 삶을 옥죄는 여러 현안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공유하겠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오늘 이동하던 중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으로부터 연락받았다”며 “지금 무엇보다 민생 현안을 논의하는 게 중요한 시기라서 제가 수락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장 대표는 이 대통령에게 대장동 항소포기,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 게이트, 민주당 공천뇌물 ‘3대 특검’ 도입을 촉구하며 정부·여당이 추진하는 2차 종합특검과 내란재판특별재판부의 부당함을 적극 피력할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