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정보 수집·분석 정책과 관련한 첫 국가 전략인 ‘국가정보전략’의 연내 수립을 논의 중이라고 아사히신문이 11일 보도했다. 국가안전보장을 위해서는 정보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며 ‘일본판 중앙정보국(CIA)’인 국가정보국 창설 필요성을 강조해온 다카이치 사나에(사진) 총리의 의중에 따라 관련 정책 추진에 속도를 내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국가정보전략에는 정부가 추진하는 정보 수집·분석 정책의 기본 방침과 체제 정비 등이 포함되고 일원적 정보 공유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내용도 담길 전망이다. 일본은 현재 외교·안보 정책 지침인 ‘국가안보전략’(NSS)을 통해 정보 관련 방침을 다루고 있지만, 정보 수집 기능 등을 강화하려면 별도의 국가정보전략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정보 수집·분석의 근본적 강화는 다카이치 총리가 ‘국론을 양분할 정책’이라며 조기 총선을 치른 이유 중 하나로 제시할 만큼 중시하는 정책이다. 그는 선거 유세 당시 “일본은 정보 수집 능력이 약하다”며 “이를 강화하지 않으면 외교도, 국방도 할 수 없다. 정보력이 있다면 (일본 상품을) 어디에 얼마나 투입할지도 알 수 있어 경제에도 큰 영향을 준다”고 강조했다.
총선 압승 후인 지난 9일 열린 기자회견에서도 “국가 정보 분석 능력을 강화하고 위기를 미연에 방지하며 국익을 전략적으로 지킬 체제를 갖출 것”이라며 오는 18일 소집 예정인 특별국회에서 국가정보국 설치를 위한 법안을 제출하겠다고 공언했다.
일본 정부는 이르면 7월쯤 총리관저 직속 국가정보국을 신설하는 한편, 총리가 의장을 맡고 관방장관 등 관계 각료가 참여하는 국가정보회의도 함께 설치할 계획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국가정보국이 신설되면 내각 정보조사실, 경찰 공안부문, 방위성 정보본부 등으로 분산된 정보 기능을 통합·조정하는 사령탑 역할을 맡게 된다.
정보 기능 강화와 관련해 자민당과 일본유신회가 지난해 합의한 스파이 방지법 제정, 대외 첩보기관인 대외정보청 신설 움직임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일본은 태평양전쟁 패전 후 요시다 시게루 전 총리가 “부처별로 흩어진 정보를 모아서 분석, 처리하는 기관이 필요하다”며 일본판 CIA 창설을 추진했지만, 군국주의 시절 내각정보국이 부활하는 것 아니냐는 반발에 부딪혀 1952년 내각 정보조사실을 설치하는 것으로 방향을 틀었다. 아베 신조 전 총리도 2007년 별도의 정보기관 신설을 추진했으나 기존 정보기관들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한편, 2·8 조기 총선에서 자민당이 중의원(하원·총 465석) 의석의 3분의 2 이상인 316석을 차지하는 압승을 거둔 데 대해 유권자의 55%가 ‘잘됐다’고 평가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9·10일 긴급 여론조사를 거쳐 이날 보도했다. ‘좋지 않다’는 응답은 32%였다. 연령대가 낮을수록 긍정적 평가 비율이 높았다.
자민당 승인(복수응답)으로는 ‘다카이치 총리의 정치 자세가 기대됐다’(81%), ‘야당 대표들이 매력이 없었다’(64%), ‘야당의 선거 준비가 불충분했다’(59%) 등이 많이 꼽혔다.
다카이치 내각 지지율은 67%로 집계돼 1월 말 조사 당시 69%와 큰 차이가 없었다. 요미우리는 “자민당이 대패했던 2024년 10월 총선 직후 이시바 시게루 당시 내각 지지율이 34%로 급락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