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조원 상당의 ‘비트코인 오지급’ 사건을 일으킨 국내 2위 가상자산거래소 빗썸에서 과거에도 두 차례 유사한 사고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금융당국은 빗썸을 수차례에 걸쳐 점검·검사하고도, 해당 사고와 오지급의 원인이 된 시스템 문제를 파악하지 못했다.
이재원 빗썸 대표는 11일 국회 정무위원회 현안질의에 출석해 과거 빗썸에서 소규모이지만 코인이 오지급돼 회수한 사례가 두 차례 있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강민국 의원실이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금융위는 2021~2025년 사이 빗썸을 3차례 점검·검사했다. 금감원도 같은 기간 수시검사 2회, 점검 1회에 나섰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이 같은 오지급 사건들을 파악하고 있느냐는 한창민 사회민주당 의원의 지적에 “이런 부분을 점검하도록 하겠다”면서도 “현행법에는 (거래소의) 보고 의무가 없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이 빗썸의 과거 오지급 사례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금융당국이 형식적인 점검으로 이번 사고의 원인이 된 빗썸의 느슨한 전산 시스템 등을 방치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한 의원은 이에 “당국 책임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빗썸만의 문제인 것처럼 회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금감원에서 빗썸으로 이직한 인원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강 의원실이 금감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부터 현재까지 가상자산거래소로 이직한 금감원 출신은 총 16명이며, 이 중 7명이 빗썸에 재취업했다.
이날 현안질의에서 빗썸 측은 대리급 직원 1명의 실수로 62만개에 달하는 비트코인이 지급됐다고 밝혀 집중 포화를 받기도 했다. 이 대표는 이번 사건에서 담당자 한 명이 코인을 지급하게 된 것은 시스템 정비 과정에서 발생한 실수이며, 평소에는 복수 결재 절차가 있다고 해명했다.
빗썸은 지난 6일 이벤트 당첨자 249명에게 총 62만원 상당의 경품을 지급하는 과정에서 입력 실수로 비트코인 62만개를 오지급했다. 현재까지 61만8212개(99.7%)는 회수됐지만,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의원실이 빗썸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86명이 1788비트코인을 매도했고 이 중 27명이 약 30억원가량을 현금화해 출금했다.
금융당국은 빗썸 사건을 계기로 가상자산 거래소에 금융회사 수준의 내부통제 의무를 부과하겠다고 강조했다. 권대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내부통제를) 금융회사에 준하는 수준을 넘어 동일하게 해야 할 것”이라며 “가상자산 2단계 입법에 반영해 강제력을 갖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