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물만 마시기 참 고역입니다. 건강을 위해 텀블러를 들고 다니지만, 정작 손이 가는 건 달콤한 라떼나 시원한 아이스 아메리카노죠. 밍밍한 물이 지루해 수분 섭취를 차일피일 미루다 보면 몸은 금세 푸석해집니다.
이때 컵에 티스푼 몇 번만 더해보세요. 쓴맛 뒤에 남는 건 입안의 달콤함이 아닌 내 몸을 바꾸는 ‘숫자’입니다. 고대 마야인들이 왜 이것을 ‘신의 음식’이라 불렀는지, 그 이유를 찾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겁니다.
◆‘신의 음식’이 남긴 기록…블루베리 10배 압도하는 항산화력
카카오닙스는 초콜릿의 원료인 카카오 콩을 발효하고 건조한 뒤 잘게 부순 원물이다. 단순한 기호식품이 아니라 항산화 성분이 응축된 ‘슈퍼푸드’에 가깝다.
12일 식품 영양학계의 분석을 종합하면, 가공되지 않은 카카오 콩의 폴리페놀 함량은 같은 무게의 블루베리나 녹차보다 월등히 높다. 핵심 성분인 카테킨과 에피카테킨은 체내 활성산소를 제거해 세포 손상을 줄이는 역할을 한다. 활성산소는 노화를 촉진하고 각종 만성질환 위험을 높이는 주범이다.
단순히 몸이 가벼워진 것 같은 ‘느낌’이 아닌, 데이터가 증명하는 ‘수치’의 변화를 뜻한다.
◆진료실에서 만난 경고…“약 대신 혈관 청소부를 고용하라”
서울 종로구의 한 내과 진료실. 박모 원장(내과 전문의)이 고혈압 전단계 진단을 받은 40대 직장인의 차트를 모니터에 띄우며 안경을 고쳐 썼다.
“환자분, 지금 혈압약 먹기엔 좀 이르고 안 먹자니 불안하죠? 이 2~3mmHg 차이가 별거 아닌 것 같지만, 10년 뒤 심혈관 질환을 막느냐 못 막느냐를 결정합니다.”
박 원장은 책상 위 달력에 붉은 펜으로 동그라미를 치며 말을 이었다. “간식부터 바꾸세요. 혀만 즐거운 단 것 말고, 혈관을 닦아내는 ‘청소부’를 몸에 들여야 합니다. 카카오닙스 같은 고함량 플라바놀 식품을 매일 조금씩 먹는 게, 나중에 약 한 주먹 먹는 것보다 낫습니다.”
실제 해외 메타분석 결과, 코코아 플라바놀을 꾸준히 섭취한 집단은 수축기 혈압이 유의미하게 낮아졌다.
독일 쾰른대 연구팀 역시 혈압이 높은 환자군에서 카카오 섭취가 혈관 확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확인했다. 의사들이 진료실에서 식습관을 강조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커피 5잔 마실 때 1잔 수준 카페인…과유불급은 ‘금물’
카카오닙스는 그대로 씹어 먹거나 따뜻한 물에 우려 차처럼 마시면 된다. 처음의 쓴맛이 부담스럽다면 물에 타서 연하게 마시는 방식이 좋다. 카페인 걱정도 덜하다.
카카오닙스 1큰술(약 5g)에 들어있는 카페인은 10~20mg 정도다. 보통 커피 한 잔(약 100mg)의 5분의 1 수준이다. 커피만 마시면 가슴이 두근거려 밤잠을 설쳤던 사람들에게는 꽤 괜찮은 대안이 될 수 있다.
일주일간 점심 식후 커피 대신 카카오닙스 차를 마신 직장인 이모(34) 씨는 “오후 4시만 되면 몽롱해져서 습관적으로 커피를 찾았는데, 이걸 씹어 먹으니 적당한 각성 효과는 있으면서도 밤에 잠이 안 오는 부작용은 없었다”고 말했다.
다만 아무리 좋아도 하루 2~3스푼 이내가 적당하다. 과다 섭취 시 불면이나 심박 증가 같은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건강기능식품 구매 경험률이 70%에 육박하는 시대지만, 거창한 영양제보다 일상 속 작은 습관이 더 힘이 세다.
준비 시간은 1분도 걸리지 않는다. 하지만 이 사소한 선택이 10년 뒤 건강검진표의 숫자를 바꿀지 모를 일이다. 주방 찬장 구석에 놓인 카카오닙스 통을 열자 진한 초콜릿 향이 코끝을 스친다. 오늘 내가 마시는 이 한 잔이 내일의 ‘단단한 혈관’을 만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