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업은행이 ‘스타일러 구매 지시’ 등 갑질 의혹을 받고 있는 한 임원을 수평이동하는 ‘원포인트’ 인사발령을 냈다. 본부장 지위를 그대로 유지하며 해당 임원을 고향으로 발령낸 것을 두고 산업은행 내부에선 ‘편의를 봐준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해당 본부장의 자리에는 ‘산업은행의 2인자’ 김복규 수석부행장의 처남을 발령하면서 ‘제 식구 챙기기’라는 불만까지 나왔다.
12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개인 집무실에서 사용할 목적으로 의류관리기(스타일러)를 구매하도록 지시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지역 본부장 A씨를 이날부로 다른 지방 지역본부장으로 이동시키는 인사를 냈다. 노사 동수 고충처리위원회를 열어 내주 공동조사에 착수한다고 밝힌 산업은행이 하루 만에 A씨 인사 조치를 단행한 것이다. 서울에서 근무하던 A씨 자리에는 김 수석부행장의 처남 B씨가 가게 됐다.
A씨는 본부에서 사용할 스타일러를 지점의 예산으로 구매하되 해당 예산을 집행할 때 내역에 ‘스타일러’로 작성하면 안 된다고 지시했다는 논란이 제기된 인물이다. A씨는 2024년 직장 내 괴롭힘 피해자에게 사건을 덮으라고 회유하고 지시에 따르지 않자 인사상 불이익을 줬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산업은행 내부에서는 이번 인사를 두고 “직무배제나 대기발령 조치를 하는 것이 아니라 현직을 유지하도록 한 건 문제가 없다고 단정하고 조사 방향을 간접 지시하는 것 아니냐”, “김 부행장의 처남을 챙기고 문젯거리는 치우는 인사”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산업은행은 고충처리 신고가 접수돼 규정에 따라 A씨와 신고자를 분리하기 위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조사를 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현재로선 ‘문책성 인사’가 불가능하다”며 “문제가 있었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 그에 따른 추가 인사조치가 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A씨에 대한 고충처리 신고를 접수한 C씨는 “이런 분리는 원치 않으니 제대로 조사해달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며 “분리가 원칙이라면 과거 상급자의 직장 내 괴롭힘을 신고해 감찰이 진행될 땐 왜 분리하지 않았느냐”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