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국회 대정부질문(경제) 분야에서 질의자로 나선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의원은 김민석 국무총리를 상대로 한국마사회의 제주 이전을 촉구하면서 질문을 던졌다.
“우리의 정체성 중 하나는 기마민족 아닙니까”라는 말도 했다. 위 의원의 질문을 받은 김 총리는 “좋은 착상이신 것 같다”고 말했고, 위 의원은 “제주로 이전하면 한국마사회가 (말) 생산과 육성, 그리고 경매와 경주를 패키지로 묶어서 육성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위 의원의 지역구는 제주 서귀포다. 그는 설 연휴 뒤인 19일에 6·3 지방선거 제주도지사 출마 공식선언을 예정한 상태다.
12일 국회 안팎에서는 ‘국회가 회기 중에 국정전반 또는 국정의 특정분야를 대상으로 정부를 상대로 질문할 수 있다’고 규정된 대정부질문이 국회의원 개개인의 이익을 위한 질의응답의 시간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9일부터 11일까지 진행된 2월 임시회 대정부질문에서 정해진 분야를 넘어서거나 지역구 현안에 대한 질의하는 의원들의 볼썽사나운 행태가 반복됐다.
◆“파주에서 폐막 미사 하자” 등 지역 민원
11일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대구광역시 달서구를 지역구로 두고 있는 국민의힘 윤재옥 의원은 “광주공항 이전과 관련해서는 대통령 직속 태스크포스(TF)가 설치되어 있는데, 왜 대구·경북 통합 신공항과 관련해서는 대통령 직속 TF가 없느냐”고 따졌다. 윤 의원은 “재정문제 때문에 (공항 건설이) 한 발짝도 못 나가고 있다. 예산부처가 빠져 있어서 통합 TF를 만들어 달라고 이렇게 호소를 하고 있다. 지금 마이동풍이다”라고 따졌다. 계속된 질의에 김 총리는 “의원님 말씀을 그동안 많이 들었기 때문에 광역 통합 문제와 연동해서 같이 의논해 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부가 관여하기 힘든 지역구 행사 민원도 제기됐다. 경기 파주를 지역구로 두고 있는 민주당 박정 의원은 지난 9일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2027년 가톨릭 세계청년대회 폐막 미사를 파주에 유치하자고 했다. 그는 “분단의 현장인 파주 임진각에서 교황 주재 폐막 미사가 열리고 남북이 함께 평화메시지를 낸다면 남북 신뢰 회복과 평화공존 의지를 전 세계에 알리는 상징적 행사이자 역사적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박 의원 질의에 김 총리는 “개막식과 폐막식 장소 문제는 천주교 측에서 제안해서 최종으로 로마교황청에서 결정한다고 말씀을 들어서 그 과정에서 논의가 되면 적극적으로 지원을 하겠다”고 답했다.
◆“국정 전념하라”… 주제 벗어난 질의도
주제와 동떨어진 질의도 이뤄졌다. 이 과정에서는 정부 관계자들도 대응한다. 10일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국민의힘 윤영석 의원은 전날 김 총리와 같은 당 박충권 의원 간의 설전을 문제삼았다. 윤 의원은 김 총리가 ‘얻다 대고’ 발언을 놓고 “총리님의 평소 인품을 볼 때 과했다는 생각이 든다. 기회가 되면 꼭 사과를 해주길 바란다”며 “겸손한 권력자가 되십시오”라고 지적했다. 이에 김 총리는 “어제 박 의원이 제게 상당히 모욕적인 발언을 한 것에 대해서는 넘어갔지만 대한민국 국군에 대해 (박 의원이) ‘김정은 심기경호 외에는 아무것도 없다’고 표현한 건 총리로서 (넘어갈 수 없다)”고 맞받았다. 이 과정에서 이뤄진 두 사람 간의 설전은 약 3분간 이뤄졌다.
민주당 윤후덕 의원은 9일 정치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김 총리에게 뜬금없이 ‘당권 도전’ 여부를 물었다. 그는 김 총리에게 “(김 총리가) 서울시장 나오는 것은 포기한 것 같아요”라며 “그런데 (6월) 지방선거가 끝나면 당에 복귀할 거죠?”라고 물었다. 김 총리가 “서울시장은 (선거에) 안 나간다는 말씀은 이미 드렸고요. 지금 국정에 전념한다는 말씀을 누차 드렸습니다”라고 하자, 윤 의원은 “민주당이 8월 하순에 전당대회가 있는데, 그때도 계속 평당원으로 있을 것이냐”고 물었고, 김 총리는 “국정에 전념하고 있다”며 즉답을 피했다. 그러자 윤 의원은 “네, 국정에 전념하셔야 합니다”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