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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시장 교란세력 발본색원”…김동연, 포상·자진신고 ‘투트랙’ 운용

김동연 “자진신고 시 감면…내부 고발도 유도”
TF→특별대책반으로 확대·개편…4개 팀 16명
하남·성남·용인 등에서 조직적 담합 적발·수사

‘10억 원 미만 매도 금지’. 이를 어긴 경기 하남시의 부동산 중개업소들은 주민들의 집단민원에 시달렸다. 이를 주도한 주민은 7억8700만원에 산 주택을 2년여 만에 10억8000만원에 되팔아 3억원 넘는 차익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경기도가 공개한 도내 아파트 단지의 조직적 집값 담합 움직임은 상상을 초월했다. 부동산 거래·해제를 거짓으로 신고하는 행위, 온라인 카페·단톡방 등을 활용한 아파트 가격 담합, 업·다운계약, 토지거래허가 회피, 분양권 전매 등이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운데)가 12일 부동산 투기 및 담합 특별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경기도 제공
김동연 경기도지사(가운데)가 12일 부동산 투기 및 담합 특별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경기도 제공

일부 주민은 일종의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 이를 어긴 중개업소에 대해선 허위 매물이라 신고하고 집단민원을 넣는 방식으로 괴롭혔다. 도는 이처럼 음성적으로 이뤄지는 담합의 특성을 고려해 제보를 독려하고 최대 5억원의 포상금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이날 도청에서 ‘부동산수사태스크포스(TF)’ 회의를 주재하고, TF를 ‘부동산시장 교란특별대책반’으로 확대·개편한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집값 담합행위, 전세 사기,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부정 허가 등 부동산시장을 위협하는 3대 불법행위를 집중 수사해 시장교란 세력을 완전히 발본색원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 기조를 비웃으며 조직적 담합으로 부동산시장을 교란하는 세력에 대해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엄중히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특별대책반은 경기도 토지정보과장을 수사총괄로 삼아 4개 팀, 16명 체제로 운영된다. 기존 2명에 불과했던 부동산특사경 수사인력을 크게 늘렸다.

김동연 경기도지사(오른쪽 두 번째)가 12일 손임성 도시주택실장(왼쪽 두 번째) 등이 배석한 부동산 투기 및 담합 특별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경기도 제공
김동연 경기도지사(오른쪽 두 번째)가 12일 손임성 도시주택실장(왼쪽 두 번째) 등이 배석한 부동산 투기 및 담합 특별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경기도 제공

도가 공개한 담합행위의 종류는 다양했다. 하남시 A아파트 주민으로 추정되는 179명(비실명)이 참여한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에선 10억원 이하 가격으로 매물을 내놓은 중개업소들을 ‘허위 매물 취급 업소’로 낙인찍었다. 이들의 항의 전화와 허위 매물 신고로 4곳의 중개업소가 피해를 봤다. 일부는 밤낮없이 걸려오는 전화와 허위 신고로 광고를 내려야 했다. 

 

도 수사팀은 하남시 부동산 관리 담당 공무원에 대한 참고인 조사도 마쳤다. 해당 공무원은 “동일한 내용의 민원이 수십 건씩 릴레이 형식으로 접수돼 정상적 행정 업무가 마비될 지경이었다”고 진술했다.

 

성남에서도 주민들이 중개업소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허위 매물 신고를 반복하다가 적발됐다. 일부 주민은 아예 돌아가면서 중개업소를 방문해 업무를 방해한 것으로 파악됐다. 용인에선 공인중개사들이 금지된 사설 ‘친목회’를 결성해 비회원과 공동 중개를 거부하는 카르텔을 형성했다.

경기도청
경기도청

경기도는 이처럼 담합을 주도한 핵심 용의자 4명을 이달 말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아울러 제보 채널 마련을 위해 ‘신고포상제’와 ‘자진신고 감면제’의 투트랙 전술을 구사할 방침이다. 우선 결정적 증거를 제보한 공익 신고자에겐 최대 5억원의 포상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실거래 가격을 허위로 신고했더라도 조사 시작 전 자진 신고하면 과태료를 전액 면제하고, 조사가 시작된 후라도 신고하면 50%를 감면하는 방안도 내놨다.

 

도 관계자는 “불법 담합은 타인의 정당한 영업을 방해하고 행정력을 낭비하게 만든다”며 “단순 계도를 넘어 실질적 처벌과 경제적 불이익이 가도록 수사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