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과 의료 격차는 국가의 경계를 따르지 않는다. 이를 줄이기 위한 노력 또한 국경 안에 머물 수 없다. 사회복지법인 애원복지재단이 50여 년간 이어온 해외 의료봉사 활동과 HJ매그놀리아국제병원이 추진하는 국제 나눔 의료는 한국 민간 의료가 세계 보건 영역에서 어떤 역할을 축적해 왔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로 평가된다. 청년 의학도의 자발적 참여에서 시작된 의료 연대는 재난 구호, 지역 보건 협력, 의료 교육, 기술 기반 협력까지 포괄하는 장기적 국제 네트워크로 발전해 왔다.
청년 의학도 운동에서 출발한 국제 협력
애원복지재단 의료 활동의 출발점은 1971년 한·일 합동 진료다. 당시 한국 의과대학생들은 의료 접근성이 낮은 지역을 지원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조직을 구성했고, 일본 의료봉사회와 협력해 첫 국제 의료 활동을 진행했다. 약 40명의 의료진이 참여한 이 진료는 수백 명의 환자를 치료하며 민간 차원의 국제 협력이 실질적으로 가능하다는 점을 확인한 사건으로 기록된다.
이어진 연속 활동은 봉사가 일회성에 그쳐서는 안 된다는 공감대를 형성했고, 이는 1973년 의료봉사단 창립으로 이어졌다. 개인의 헌신이 집단적 실천으로 전환된 이 시기는 이후 수십 년간 지속될 국제 의료 나눔의 확산을 마련한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해외로 확장된 한국 민간 의료의 시선
1980년대는 활동의 무대가 해외로 이동한 시기였다. 국내 의료 인프라가 빠르게 개선되자 봉사단은 의료 수요가 더 큰 개발도상국으로 시선을 넓혔다. 특히 1984년 시작된 아시아 순회 진료는 한국 민간단체가 주도한 최초의 해외 의료봉사 활동으로, 오늘날 한국 해외의료봉사의 출발점으로 평가된다. 아시아 순회 진료는 필리핀, 방글라데시, 몽골, 인도, 태국 등지에서 진행됐으며, 전문 의료진 파견과 의약품 지원을 결합한 체계적 모델을 구축했다.
재단 출범과 통합형 구호 체계
1994년 애원복지재단의 공식 출범은 활동 재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국내외 복지 활동을 체계화하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이를 통해 재단은 해외 의료 지원은 물론, 국내 사회 안전망 전반을 아우르는 종합 복지 네트워크를 구축하며 복지 사업의 외연을 확장했다.
국내에서는 시설별 전문성을 바탕으로 생애주기별 맞춤형 복지를 실현했다. 전국 5개소의 어린이집을 통해 영유아를 위한 안정적인 보육환경을 제공하고, 노숙인 자활시설을 운영해 이들이 사회의 일원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또한, 종합사회복지관을 중심으로 아동, 청소년, 장애인, 등 지역 주민의 복지 증진에 주력했다.
해외에서는 의료 지원을 중심으로 재난 구호, 생활 지원, 예방 인프라 구축을 결합한 통합형 구조가 형성됐고, 단기 진료가 아닌 지역 사회의 회복력 강화에 초점을 맞춘 방향으로 발전했다.
HJ매그놀리아국제병원의 사랑을 실천하는 의료 나눔
이 같은 축적 위에서 등장한 것이 HJ매그놀리아국제병원의 의료 나눔 확산이다. 병원은 단순 의료 기관을 넘어 국내외 소외된 이웃을 향해 어머니의 참사랑을 전하는 인술을 펼쳤다.
2010년부터 시작한 의료 나눔은 2025년까지 총 22회 걸쳐 아프리카와 아시아 국가에서 7,400여명이 의료 나눔으로 도움을 받았다.
병원은 매년 경제적 어려움과 기술적 한계로 수술을 받지 못하는 극빈국 해외 환자들을 국내 로 초청하여 무료 수술을 시행하여 단순한 치료를 넘어 완치를 목표로 끝까지 책임지는 의료 나눔을 보였다. 또한 예상치 못한 재난으로 상처 입은 이웃 곁에도 항상 병원이 있었다. 특히 2025년 가평 수해 지역에서 펼친 긴급 의료봉사는 지역사회의 아픔을 보듬어 주었다. HJ매그놀리아국제병원은 앞으로 인류 한 가족의 이상을 실천하며, 전 세계 곳곳에 따스한 의료 손길을 확산시켜 나갈 것이다.
아프리카로 확장된 현장 중심 협력
최근 애원복지재단과 연계된 활동의 주요 무대는 아프리카 상투메 프린시페다. 상투메 프린시페는 청년층이 많고 성장잠재력이 큰 주권국가임에도 불구하고, 고립된 지리적 특성 탓에 국가 전체에 치과가 단 두 곳뿐일 정도로 의료 환경이 극히 열악하다. 의료봉사를 통해 치과, 내과, 외괴, 정신과, 한방과, 족부족외과 등 전문 의료진 파견과 장비 지원, 현지 인력 교육이 동시에 진행됐다. 단기 치료 제공을 넘어 지역 의료 역량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춘 프로젝트였다. 단순 진료를 넘어 현지에 치과 진료소를 건립하여 체계적인 진료와 구강 위생 교육이 가능한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이번 프로젝트의 궁극적 목표다.
한국 민간 국제의료의 다음 단계
지금까지 애원복지재단이 축적한 현장 경험과 HJ매그놀리아국제병원의 전문 의료 인프라, 그리고 글로벌 NGO 단체들과의 입체적인 협업 시스템은 하나로 결합했다. 이러한 민간 주도의 유기적인 연대는 향후 한국의 민간 의료 네트워크가 국제 보건 영역에서 중요한 축으로 도약하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애원복지재단이 축적한 현장 경험과 병원의 전문 인프라가 결합될 경우 한국 민간 의료 네트워크는 국제 보건 영역에서 더욱 중요한 축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
반세기 동안 이어진 의료 봉사는 결국 하나의 질문으로 귀결된다. 국경을 넘어 생명을 지키는 일은 누구의 책임인가. 국가뿐 아니라 시민 사회와 전문 의료 공동체가 함께 답해야 할 과제라는 점에서, 이들의 행보는 한국 민간 국제의료의 현재이자 미래를 동시에 보여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