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 보수’로 분류되며 이재명 정부와 각을 세워온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대구시장 선거전에 합류했으나, 정치 행보를 두고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보수∙우파 진영의 본산지 대구에서 단순한 지방선거 도전이 아닌 향후 중앙 정치 복귀와 대권 행보를 염두에 둔 전략적 선택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어서다. ‘자유의 여전사’를 자임해온 이 전 위원장의 이번 등판으로 선거판 역시 단숨에 과열 양상을 보인다.
15일 지역 정가 등에 따르면, 이 전 위원장은 지난 12일 대구 중구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에서 대구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하고, “국채보상운동 발원지이자 산업화 정신의 뿌리인 대구의 위풍당당한 부활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그는 에너지 기반 미래산업 전환, 방위산업 중심도시 도약, 교육 혁명 등을 제시하며 박정희 전 대통령의 추진력으로 대구 경제를 다시 일으키겠다고 했다.
이 전 위원장은 시장 출마 선언에 앞서 지난달 31일 대구 북구 칠성시장을 찾아 채소를 구입하고 자신을 알아본 일부 상인들과 대화를 나눴다. 시장의 한 보리밥집을 찾아 식사하기도 했다. 6월 지방선거를 고려한 행보로 분석된다. 그는 국민의힘 대구시장 출마 후보군으로 분류돼 왔다. 애초 대구시장 선거 출마 의사를 밝힌 국회의원들 중 한 자리를 노릴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지만, 시장 도전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를 두고 지역 정가는 선언 메시지가 지역 현안 중심 정책보단 ‘대구 혁명’ 등 국가적 담론과 이념적 상징에 치우쳤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앞서 이 전 위원장은 지난 8일 광주에서 비공개 강연을 진행해 시민단체로부터 강하게 반발을 샀다. 시민단체는 “5∙18 당시 시민군이 계엄군에 맞섰던 역사적 공간에서 민주주의를 부정한 인사가 강연을 한 것은 시민에 대한 모욕”이라며 “이진숙은 지금 당장 광주를 떠나라”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은 2023년 5∙18 민주화운동을 ‘광주 사태’로 표현하거나, 항쟁에 나선 시민들을 ‘폭도’로 매도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게시글에 공감을 표시해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질타받은 바 있다.
대구지역 보수 진영 내부에서도 냉소적인 목소리가 나온다. 국민의힘 대구시당 한 관계자는 “대구를 정치적 재기의 발판 정도로 여긴다면 시민들이 먼저 등을 돌릴 것”이라며 “방통위원장 시절 남긴 갈등과 논란에 대한 성찰과 설명 없이 출마설부터 흘리는 방식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민사회 반응도 싸늘하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대구는 중앙 정치인의 시험 무대가 아니다”며 “지역에 대한 이해와 검증 없이 계산이 앞선 정치 행보로 밖에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 전 위원장은 MBC 기자로 입사한 뒤 1991년 이라크 걸프전 때 우리나라 최초 여성 종군기자로 활약했다. 이어 보도본부장, 대전MBC 대표 등을 지냈다. 2022년에도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한 적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