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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은 어떤 이유로도 합리화 안 돼”…요양보호사 짓밟아 숨지게 한 40대 환자 ‘징역 1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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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 “심신미약 인정되나 범행 잔혹하고 유족들 엄벌 탄원 중”

정신병원의 평온했던 복도는 순식간에 비명이 가득한 참변의 현장으로 변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 자료사진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형사13부(장석준 부장판사)는 전날 살인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 된 40대 A씨에게 징역 16년을 선고하고 치료감호를 명령했다.

 

사건은 지난해 9월 경기 화성시의 한 정신병원에서 발생했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A씨는 병원 3층 복도를 지나던 요양보호사 B씨를 향해 갑자기 달려들었다. A씨는 자신의 머리로 B씨의 머리를 들이받았고, 충격을 받은 B씨는 그대로 정신을 잃고 바닥에 고꾸라졌다.

 

비극은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A씨는 쓰러져 저항 불능 상태가 된 B씨의 머리 부위를 발로 수차례 밟고 걷어찼다. 무차별적인 폭행을 당한 B씨는 결국 목숨을 잃었다. 현장의 ‘사람 냄새’ 나는 헌신을 비웃듯, 끔찍한 폭력이 그 자리를 대신한 순간이었다.

 

재판 과정에서 A씨 측은 오랜 기간 앓아온 조현병으로 인한 심신미약을 주장했다. 실제 재판부도 A씨가 범행 당시 정상적인 판단력이 흐려진 상태였다는 점은 일부 인정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이 조현병 치료를 받아왔다 하더라도, 그 어떤 이유로도 살인이라는 결과는 결코 합리화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이어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유족들이 피고인에 대한 엄벌을 강력히 탄원하고 있는 점을 고려했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검찰은 앞선 결심 공판에서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A씨에게 징역 30년을 구형한 바 있다. 그러나 재판부는 A씨가 범행을 인정하고 있는 점과 과거부터 이어온 정신질환이 범행에 영향을 미친 ‘심신미약’ 상태였음을 참작해 징역 16년을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