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보물인 경복궁 향원정에서 우리 문화재를 지키던 경비원이 중국인 관광객들에게 폭행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하지만 가해자들은 아무런 제재 없이 사건 다음 날 곧장 출국한 것으로 확인돼 공권력 경시 논란과 함께 외국인 범죄 처벌의 실효성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14일 경찰에 따르면, 중국 국적의 50대 남성 A씨와 60대 남성 B씨가 폭행 혐의로 입건되어 조사를 받았다.
이들은 지난 12일 오후 3시 30분경, 경복궁 향원정 인근에서 문화재 보호용 통제선을 넘어 사진을 찍다 경비원의 제지를 받았다. 경비원이 “통제선 밖으로 나와달라”며 정당한 안내를 하자, 이들은 돌변해 경비원의 가슴을 주먹으로 때리고 몸으로 밀치는 등 폭력을 휘두른 혐의를 받는다. 현장에 경찰이 출동한 뒤에도 이들의 위협적인 태도는 계속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직후 경찰이 출동했지만, 처벌 수위와 신병 확보 과정에서 한계가 드러났다. 피해 경비원은 국가유산청 소속이지만, 공무원이 아닌 ‘공무직 근로자’라는 신분상의 이유로 공무집행방해 혐의가 적용되지 않았다. 단순 폭행 혐의로 분류되면서 강제 수사의 동력이 떨어졌다는 지적이다.
특히 가해자들은 사건 당일 임의동행 형식으로 짧은 조사를 마친 뒤, 바로 다음 날 한국을 떠났다. 피해 경비원은 수사 과정에서 가해자들이 도망치지 못하도록 수차례 출국금지를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현행법상 외국인 출국정지는 장기 3년 이상의 징역 등 중범죄에 해당해야 가능한데, 단순 폭행 사건은 이 요건을 충족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피해 경비원은 매체 인터뷰를 통해 “현장에서 정당한 업무를 수행하다 맞았는데, 가해자들은 아무 처벌 없이 떠날 수 있다는 사실이 도저히 납득되지 않는다”며 울분을 토했다.
경찰은 수사에 지장이 없다는 입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조만간 이들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며, 향후 약식 기소 등으로 벌금이 확정됐는데 내지 않을 경우 벌금 수배가 내려진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