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4일이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4년이 되는 가운데 우크라이나의 상황이 점점 악화하는 모양새다. 러시아군이 에너지 인프라를 집중적으로 공습하며 난방과 전력 공급이 끊기자 우크라이나 국민 상당수가 전쟁 수행에 회의감을 느끼는 것으로 보인다.
15일(현지시간) BBC 방송에 따르면 게르만 갈루셴코 전 우크라이나 법무부 장관이 출국을 시도하다가 붙잡혀 당국에 의해 구금됐다. 갈루셴코는 우크라이나를 떠나는 기차 안에서 체포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그의 행선지가 구체적으로 어느 나라인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갈루셴코는 법무장관으로 전보되기 전 4년 넘게 에너지부 장관을 지냈다. 특히 2022년 2월 러시아의 침략으로 전면전이 시작된 뒤 전쟁 수행은 물론 민생에 꼭 필요한 에너지 공급을 책임졌다.
그런데 갈루셴코가 에너지부를 이끌던 시절 우크라이나 국영 원자력 기업이 발주한 사업을 낙찰 받은 업체에 계약금의 무려 10~15%에 해당하는 리베이트를 요구한 부패 정황이 뒤늦게 드러났다. 이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2025년 11월 갈루셴코를 전격 해임했다. 수사 당국은 갈루셴코와 그의 일당이 부당하게 챙긴 이득만 1억달러(약 1444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 조사 중이다.
같은 날 우크라이나 수도인 키이우의 비탈리 클리치코 시장은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러시아의 에너지 인프라 등 기반 시설 공격으로 키이우가 붕괴 직전의 상황에 내몰려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러시아의 공격이 쉴 새 없이 이어지며 복구 작업도 소용이 없어졌다”는 탄식도 했다.
클리치코는 한때 대(對)러시아 강경 발언을 쏟아내며 젤렌스키 대통령과 더불어 우크라이나의 저항을 상징하는 인물로 부상했다. 하지만 요즘 들어 그는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조속한 휴전 협정 타결을 요구하는 등 태도가 확연히 달라졌다. FT와 인터뷰에서 클리치코는 최근의 전황에 대해 “우크라이나가 과연 독립국으로 남을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다”는 비관론을 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러시아와 빨리 평화 협상에 나서라’는 압박을 가하고 유럽 동맹국들의 지원은 갈수록 줄어드는 가운데 러시아는 연일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를 겨냥한 공습을 이어가고 있다. 이는 향후 진행될 협상에서 최대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한 총력전으로 풀이된다. 러시아의 에너지 인프라 집중 타격으로 키이우는 건물 1600채의 난방이 완전히 끊긴 상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