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000m에서 동메달을 목에 건 김길리(성남시청)의 다짐이다.
쇼트트랙 여자 국가대표 김길리는 최민정(성남시청)의 뒤를 잇는 차세대 에이스다. 초등학교 1학년 때 집 근처에 있는 한국체대 쇼트트랙 특강 프로그램으로 운동을 시작해 대선배 최민정과 심석희(서울시청)의 모습을 지켜보며 국가대표의 꿈을 키웠고 태극마크를 달았다.
그리고 김길리가 드디어 16일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이번 대회 여자 1000m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김길리의 장점은 강한 체력과 튼튼한 체격이다. 중학교 2학년 때 오른쪽 발목 인대를 다친 것을 제외하면 큰 부상이 없었을 정도다.
다만 유독 국제종합대회 단체전에서는 불운에 시달렸다. 처음 출전한 국제종합대회인 여자 3000m 계주 결승에서 한국대표팀의 마지막 주자로 1위를 달리던 김길리는 결승선을 앞두고 중국 궁리와 충돌해 넘어졌고, 대표팀은 최종 4위에 그쳐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서도 첫 메달 레이스부터 시련을 겪었다. 지난 10일 혼성 2000m 계주 준결승에서 앞서 달리던 미국의 커린 스토더드가 넘어지면서 김길리를 덮쳤고, 김길리는 피할 틈도 없이 정면으로 부딪쳐 쓰러졌다. 다행히 큰 부상은 피했지만, 한국 대표팀은 결승 진출에 실패하고 메달을 획득하지 못했다.
넘어진 여파 때문이었는지 김길리는 개인전 첫 메달 종목인 여자 500m에서 준준결승 탈락의 아픔을 겪었다. 하지만 여자 1000m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고 마음의 짐을 털어냈다.
김길리는 “내일이 설날인데 새해 복 많이 연휴인데도 불구하고 많은 분들께서 응원해주셔서 덕분에 힘이 더 날 수 있었던 것 같다”면서 “생각보다 메달이 무겁다. 이제 높은 자리에 서고 싶은 마음이 커진 것 같다”며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된 소감을 밝혔다.
특히 이날 준결승에서도 상대 선수와 부딪혀 넘어지는 등 결승까지 오는 과정이 순탄하지 않았던 것에 대해 김길리는 “정말 많은 부딪힘이 있었는데 그래서 뭔가 더 결승전에서는 후회 없이 이번에는 제발 넘어지지 말고 경기를 치르자가 목표였는데 후회없이 치를 수 있어서 너무 후련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올림픽은 4년에 한 번 있는 언제 또 올지 모르는 경기니까 정말 후회 없이 살려고 최선을 다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경기 뒤 대선배 최민정의 격려를 받으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던 김길리는 “뭔가 끝나고 가족들이 너무 생각나서”라고 말한 뒤 “제가 정말 존경하는 언니가 너무 잘 탔다고 응원해 주셔서 너무 고마웠다”며 다시 한 번 울컥했다.
레이스 도중 잠시 선두에 나섰던 순간에 대해 묻자 “그때는 너무 기쁜 마음도 있었는데 그래도 확실히 (금메달을 딴) 산드라 펠제부르(네덜란드) 선수의 컨디션이 많이 좋은 것 같더라”면서 “(선두를 다시 내준 뒤) 최대한 안 넘어지려고 빨리 제 자리를 지키려고 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앞으로 메달 도전할 경기가 더 남아 있는 김길리는 “1000m 끝나고 더 자신감을 얻은 것 같다. 18일 계주 경기가 있는데 뭔가 더 자신 있게 타면 될 것 같다. 그리고 1500m도 너무 잘하고 싶은 마음이 커졌다”며 추가 메달에 대한 의욕을 보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