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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동맥 초음파를 받아야 하는 이유 [김태정의 진료실은 오늘도 맑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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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뇌는 잠시도 쉬지 않고 일한다. 생각하고, 움직이고, 말하고, 기억하는 모든 과정에는 산소와 영양분이 필요하다. 이때 산소와 영양분 공급의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혈관이 바로 목 양옆을 지나가는 ‘경동맥’이다. 경동맥은 심장에서 나온 혈액을 뇌로 보내는 큰 통로로, 뇌로 가는 혈류의 약 70%를 담당한다. 이 혈관이 건강해야 뇌도 건강하게 기능할 수 있다.

문제는 이 경동맥이 서서히 좁아질 수 있다는 점이다. 혈관 안쪽에 콜레스테롤과 지방이 쌓이면 염증이 생기고, 혈관벽이 두꺼워지면서 점점 딱딱해진다. 이를 죽상경화라고 하는데, 이런 변화가 진행되면 혈액이 지나가는 길이 좁아진다. 심한 경우 혈관이 거의 막히거나, 쌓여 있던 찌꺼기가 떨어져 나가 뇌혈관을 막으면서 뇌졸중이 발생할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대부분 특별한 통증이나 자각 증상이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병이 상당히 진행된 뒤에야, 혹은 뇌졸중을 겪은 뒤에야 경동맥 협착을 알게 된다.

증상이 없더라도 검사를 통해 협착 예방은 가능하다. 목젖에서 양옆으로 약 3㎝ 정도 떨어진 곳을 따라 지나가는 경동맥의 혈류 상태를 초음파를 통해 간단하게 확인할 수 있다. 목 부위에 초음파 기계를 대고 혈류 속도와 혈관의 좁아진 정도를 살펴보는 방법으로, 통증이 없고 방사선 노출도 없다. 좀 더 정밀한 평가가 필요할 경우에는 CT나 MRI를 이용한 혈관조영검사를 시행하기도 한다. 수술이나 시술을 고려해야 할 만큼 협착이 심한 경우에는 뇌혈관조영술로 혈관 구조 등 혈관 상태를 더 자세히 확인해야 한다.

경동맥 협착이 진단되면 치료 방향은 두 가지 기준에 따라 결정된다. 하나는 증상이 있었는지 여부이고, 다른 하나는 혈관이 얼마나 좁아졌는지다. 최근 6개월 이내에 한쪽 팔다리가 갑자기 힘이 빠지거나, 발음이 어눌해지거나, 말이 잘 나오지 않는 증상, 혹은 잠깐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일과성 허혈 발작을 겪었다면 이를 ‘증상성 협착’이라고 한다. 이런 경우에는 뇌졸중이 다시 발생할 위험이 비교적 높기 때문에 더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협착 정도가 50% 미만이라면 대개 약물치료와 생활습관 개선으로 관리한다. 그러나 50% 이상이면서 증상이 있었다면 경동맥내막절제술이나 혈관성형술, 스텐트 삽입술 등 수술이나 스텐트 시술을 고려한다. 특히 70% 이상의 협착이 있다면 적극적인 시술·수술이 필요하다. 연구를 통해 증상성 협착에서 6개월 이내에 수술을 시행한 경우, 30일째 및 5년째 뇌졸중 발생 및 사망률을 6.2%, 15% 감소시키는 효과가 확인됐다.

김태정 서울대병원 신경과·중환자의학과 교수
김태정 서울대병원 신경과·중환자의학과 교수

협착이 심하지 않다면 가장 중요한 치료는 결국 생활관리다. 혈압을 정상 범위로 유지하고, 당뇨병이 있다면 혈당을 철저히 조절해야 한다. LDL 콜레스테롤은 70㎎/㎗ 미만으로 낮추는 것이 좋다. 흡연은 혈관을 빠르게 손상시키므로 반드시 금연해야 한다. 또 일주일에 세 번 이상, 30분 정도 숨이 약간 찰 정도의 유산소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최근 식습관의 서구화, 운동 부족, 비만 인구 증가, 고령화 등의 영향으로 경동맥 협착 환자가 크게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 새 관련 진료 환자가 약 80% 증가했다. 경동맥 협착은 뇌졸중의 중요한 원인이지만, 동시에 충분히 예방하고 관리할 수 있는 질환이기도 하다. 특별한 증상이 없다고 안심하기보다는, 위험요인이 있다면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고 생활습관을 꾸준히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뇌졸중은 갑자기 찾아오지만, 그 원인은 오랜 시간에 걸쳐 만들어진다. 경동맥 건강을 지키는 작은 실천이 결국 건강한 노년을 준비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김태정 서울대병원 신경과·중환자의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