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이 19일 내란죄 혐의로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으면서 1980년 이후 보수진영에서 배출한 대통령 6명 중 김영삼 전 대통령을 제외한 5명이 10년 이상의 중형을 1심에서 선고받는 신세가 됐다. 민주화 이후에는 5명 중 4명이 사법심판을 받은 셈이다. 아울러 윤 전 대통령은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 이후 30년 만에 내란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는 대통령이라는 불명예스러운 기록도 썼다. 윤 전 대통령은 헌법재판소의 탄핵 인용 결정으로 전직 대통령으로서의 예우를 이미 박탈당한 바 있어 이번 결정이 대법원에서 확정 판결을 받더라도 추가 예우 박탈은 일어나지 않는다.
◆MB·朴 이어 尹까지 중형
1980년 이후 이재명 대통령까지 총 10명의 대통령 중 임기 후 형사처벌을 받은 대통령은 전두환, 노태우, 이명박, 박근혜, 그리고 이번 윤 전 대통령까지 5명이다. 5명 모두 보수정당이 배출한 대통령이다. 보수진영 대통령 중에서는 김영삼 전 대통령(YS)만이 퇴임 후 법적 처벌을 받지 않게 됐다. 보수진영으로서는 불명예스러운 기록인 셈이다.
2021년 1월 대법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 징역 20년을 확정했다. 뇌물혐의 15년, 직권남용권리행사 방해 혐의로 5년이었다. 박 전 대통령은 2016년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국회에서 탄핵소추된 뒤 2017년 헌법재판소에 의해 파면됐다. 다음해인 2018년 4월 그는 1심 판결에서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징역 24년을 선고받았다. ‘비선실세’로 지목된 최서원(개명전 최순실)이 실소유한 미르·K스포츠 재단에 출연금을 내도록 대기업들에 강제로 내게 했다는 등의 혐의였다. 당시 1심 판결을 내린 서울중앙지법 김세윤 부장판사는 박 전 대통령을 향해 “헌법적 책임을 방기해 국정질서에 큰 혼란을 초래했다”며 “피고인 박근혜에 엄중한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범죄를 저질러 ‘헌법’과 ‘법률’에 복무해야 하는 대통령의 위치를 위배하고 신뢰를 무너뜨렸다는 지적은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판결문에서도 나타난다.
2018년 10월 서울중앙지법 정계선 부장판사는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뇌물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재판에서 징역 15년, 벌금 130억원을 선고했다. 자동차 부품업체 ‘다스’의 실소유자가 이 전 대통령이란 것을 인정하고, 이에 근거해 다스에서 조성된 자금을 횡령한 혐의 등을 유죄로 인정한 것이다. 당시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국가 원수이자 행정수반인 이 전 대통령의 행위는 직무 공정성과 청렴성 훼손에 그치지 않고 공직사회 전체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리는 행위로 비난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객관적인 물증과 관련자의 진술이 있는데도 이 사건이 상당히 오래전에 발생했다는 점에 기대 모두 부인하면서 오히려 피고인을 위해 일한 측근들이 모함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런 점을 종합하면 책임에 상응하는 엄중한 처벌을 해야 한다”고 했다. 2020년 대법원은 이 전 대통령에 대해 징역 17년에 벌금 130억원을 확정했다.
◆全·盧 이후 30년 만에 ‘내란 수괴’
윤 전 대통령은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됐다. 해당 혐의로 구형된 것은 1996년 검찰이 전두환 전 대통령에게 구형한 사례가 유일하다. 윤 전 대통령은 전 전 대통령에 이어 30년 만에 두 번째로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1심 판결을 받는 신세가 됐다. 1996년 8월 서울중앙지법 김영일 부장판사는 전 전 대통령에 대해 “내란 및 군사반란 사실 등이 모두 유죄로 인정된다”며 사형 판결을 내렸다. 전 전 대통령은 5·18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민간인 다수가 사망한 것에 대한 처벌도 받았다. 같이 재판에 넘겨진 노태우 전 대통령도 군사반란에 가담한 혐의 등으로 징역 22년 6개월의 판결을 받았는데, 전 전 대통령은 대법원에서 무기징역이, 노 전 대통령은 징역 17년이 확정됐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4월 헌법재판소 탄핵결정 인용으로 이미 전직 대통령에 제공되는 대부분의 예우가 박탈됐다. 전직 대통령으로서의 연금이나 사무실·운영경비, 비서관 운영 비용 등이 해당된다. 역대 대통령이 모두 수여받았고, 전·노 전 대통령도 갖고 있는 무궁화대훈장도 윤 전 대통령은 임기 중 국무회의 의결을 하지 않아 수여 대상에서 제외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