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상 플랫폼 틱톡의 모기업인 중국 바이트댄스가 지난 10일 내놓은 동영상 인공지능(AI) 생성 모델 ‘시댄스 2.0’이 화제다. 사진 한 장이나 간단한 명령어(프롬프트)만으로도 뛰어난 영상을 제작해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출시 하루 만에 아일랜드 출신 영화감독 루어리 로빈슨이 시댄스 2.0에 두 줄의 명령어를 입력해 생성시켰다는 15초 분량의 영상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공개하면서 파장을 더했다. 건물 옥상에서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배우 톰 크루즈와 브래드 피트를 닮은 두 인물 간 격투를 담은 이 영상이 뜨자 영화 ‘데드풀’의 각본을 맡은 렛 리스가 “우리는 끝난 것 같다”고 우려했을 정도로 완성도가 높았다.
시댄스 쇼크는 저작권 위반 논란에 불을 붙였다. 바이트댄스가 시댄스를 통해 전 세계 20억명에 육박하는 틱톡 이용자의 데이터를 무단으로 학습했다는 문제 제기다. 당장 할리우드부터 들고 일어났다. 미국영화협회(MPA)는 “미 저작권 작품을 대규모로 무단 사용했다”고 주장했고, 디즈니·파라마운트·워너브라더스·넷플릭스 등 콘텐츠 기업도 시댄스 2.0을 통해 자사 프랜차이즈 캐릭터가 유사하게 생성된 사례를 들어 저작물 사용 중단을 요구하는 서한을 발송했다. 미 배우·방송인조합(SAG-AFTRA)도 “인간 예술가들의 생계유지 능력을 저해하는 행위”라고 비판에 동참했다.
생성형 AI ‘챗GPT’가 몰고 온 ‘지브리 프사(프로필 사진) 열풍’도 콘텐츠 창작자에게 실존적 고민을 안겼다. 공들인 수작업 중심의 지브리 스튜디오 화풍은 아날로그 감성이 생명인데, 이를 챗GPT로 순식간에 모방해 버리니 “창작의 가치가 점점 낮아지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것이다. 시댄스 2.0 등장에 콘텐츠 제작·편집업계가 초토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올해로 창립 40년을 맞은 지브리의 데뷔작 ‘천공의 섬 라퓨타’가 지난달 말 국내에서 재개봉해 10여일 만에 10만명이 넘는 관객을 끌어들였다. 지브리를 이끄는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독창적인 세계관이 흥행 요인으로 분석된다. 창의적이고 독보적인 콘셉트나 스토리는 인간의 몫이다. 그 과정에서 AI는 훌륭한 도구다. 교육이든 산업이든 기존 방식으로는 생존할 수 없는 시대가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