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다주택자의 손쉬운 대출 연장을 ‘혜택’이라고 비판하자 금융당국이 전면적인 실태 점검에 나섰다. 특히 만기가 짧은 임대사업자대출을 중심으로 그간 시중은행에 비해 대출 기준이 여유로웠던 상호금융의 대출 연장 행태를 들여다보고 있다.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이 설 연휴 직후 동반 강세를 나타냈다. 코스피는 사상 첫 5600선에 올랐고 코스닥에서는 올해 두 번째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했다. 국제 금값은 미국과 이란 간 전면전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에 온스당 5000달러를 재돌파하고, 은값도 약 5% 급등했다.
◆다주택자 버티기에 임대사업자 대출 ‘옥죄기’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이날 오후 4시 정부서울청사에서 은행·저축은행·상호금융 등 전 금융권 기업여신 담당 임원 및 실무진을 소집해 임대사업자대출 취급 및 규제 현황 관련 대책을 논의했다. 지난 13일 다주택자의 대출 만기 연장 관련해 첫 긴급회의를 가진 데 이어 두 번째 회의다.
이 대통령은 지난 13일 자신의 X(옛 트위터) 계정에서 “양도세까지 깎아주며 수년간 기회를 줬는데도 다주택을 해소하지 않고 버틴 다주택자들에게 대출 만기가 됐는데도 연장 혜택을 주는 것이 공정하겠느냐”고 지적했다. 이를 두고 현재 개인 신규 주담대는 지난해 ‘6·27 대책’으로, 임대사업자 신규 대출은 ‘9·7 대책’으로 중단된 데 반해 기존에 실행된 임대사업자대출은 큰 문제가 없는 이상 이를 연장해 주는 관행을 비판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다주택자가 개인 명의로 받은 주담대는 통상 만기가 30∼40년에 달해 연장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반면 임대사업자대출은 최초 3∼5년 만기로 실행된 뒤 1년 단위로 연장되는 구조가 일반적이라 핵심 규제 대상이 될 전망이다.
이날 회의에선 상호금융 등 2금융권의 임대사업자대출 취급 현황도 논의됐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은행권에 비해 2금융권은 높은 금리를 책정해 상대적으로 완화된 기준으로 운용해 온 측면이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임대사업자대출 비중은 은행권 대비 2금융권이 더 클 것이란 관측이 많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해 말 기준 주거용 임대사업자대출 잔액은 16조7838억원으로 전체 임대사업자대출의 8% 남짓이다. 반면 상호금융 등 2금융권에선 오랜 기간 LTV(주택담보대출비율)·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를 적용받지 않았고 임대사업자대출과 같은 특정 분야의 통계도 공개해 오지 않았다.
대출 연장 심사를 더 엄격하게 하는 방안으로는 만기 때 임대소득 대비 이자상환비율(RTI)을 재적용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RTI는 임대사업자의 연간 임대소득을 연간 이자비용으로 나눈 지표로, 은행들은 최초 대출 시 담보가치와 임대소득 등과 함께 RTI를 종합적으로 심사하지만 만기 연장 시에는 형식적 점검만 거치고 RTI 요건을 따로 보지 않아 온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RTI 규제의 정책 효과에 의문을 표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수도권 요지의 주거용 아파트는 시세차익을 노리고 전세를 낀 임대 매물이 대부분이라 실제 대출이 많이 취급되지 않는다”면서 “주거용 임대사업자에 RTI까지 적용하면서 취급한 여신은 체감상 소수”라고 설명했다.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수도권 주거용 부동산 임대료는 오르면 올랐지 떨어진 곳이 없기에 RTI 비율을 높인다 해도 임대사업자가 임대소득으로 이를 맞추기 어렵지 않을 것”이라며 “RTI 규제는 정부 차원에서 일종의 제스처 같다”고 말했다.
아울러 연장 심사 강화로 임대료 인상 등의 부담이 세입자에게 전가될 가능성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출 연장이 되지 않아 주택이 경매로 넘어가게 되면 세입자 입장에서 불안이 가중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코스피 사상 첫 5600선 돌파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이날 170.24포인트(3.09%) 오른 5677.25에 장을 마쳤다. 지수는 135.08포인트(2.45%) 오른 5642.09로 출발해 한때 5681.65까지 올랐다. 장중·종가 모두 최고치를 경신한 것이다. 수급별로는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약 8600억원, 9200억원을 순매도했지만 기관이 1조6400억원 매수 우위를 보였다.
코스피 지수 상승을 견인한 종목은 반도체 투톱이었다. 삼성전자가 4.86%(8800원) 급등하며 처음으로 ‘19만 전자’에 올랐고 SK하이닉스도 1.59% 오른 89만4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간밤 미국 기술주가 강세를 보이며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상승 탄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대신증권 이경민·정해창 연구원은 “글로벌 인공지능(AI) 기술주에서 하드웨어 섹터로 수급이 이동하는 차별화 장세가 지속하면서 반도체를 중심으로 하는 국내 증시에도 긍정적 흐름이 지속되는 중”이라고 진단했다.
증시 불장에 힘입어 증권주는 줄줄이 신고가를 썼다. 특히 현대차·SK·한화투자·상상인증권 등이 상한가를 기록했고 NH투자·미래에셋증권 등도 10%대 급등세를 나타냈다. 증시 활황에 거래대금 급증 등 펀더멘털 개선이 이어질 것이란 기대에 힘입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코스닥 시장에서는 프로그램매수호가 일시효력정지(사이드카) 조처가 발동됐다. 지난달 26일 이후 올해 두 번째 매수 사이드카다. 지수는 54.63포인트(4.94%) 오른 1160.71에 장을 마쳤다. 시가총액 1위인 에코프로가 14.56% 올랐고 알테오젠(7.72%), 삼천당제약(19.44%) 같은 상위 종목도 큰 폭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국내 증시에 대한 저평가가 일부 해소한 상황에서 앞으론 옥석 가리기가 이뤄져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유진투자증권 허재환 연구원은 최근 코스피 주가순자산비율(PBR)이 2배에 근접했다는 점을 언급하며 “이제부터는 막연한 저평가 주식을 찾기보다 기업의 실제 수익성(ROE)과 밸류에이션을 동시에 따져보는 선별적인 투자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美·이란 전면전 우려 고조…금·은값 연휴 끝나자 랠리
온스당 금값은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지난 18일(현지시간) 오후 4시 기준으로 전일 대비 1.99% 상승한 5003달러를 기록했고, 은도 4.98% 상승한 온스당 77.21달러에 거래됐다. 금은 이후 장외 시장에서 5031달러까지 올라갔다가 5000대 초반을 유지하고 있다.
이번 금·은 가격 랠리는 중동에서의 긴장 재고조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J D 밴스 미국 부통령은 이란이 미국의 요구를 거부함에 따라 무력 사용 가능성을 시사했다. 폭스뉴스에 출연한 밴스 부통령은 “외교로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막지 못할 경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는 무력 사용 권리가 있다”며 “우리는 매우 강력한 군대를 보유하고 있으며 대통령은 이를 사용할 의지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19일 한국금거래소에서도 설 연휴 종료와 함께 금 한 돈(3.75g) 가격이 100만원선을 회복했다. 연휴 마지막 날인 18일 99만2000원대로 떨어졌던 금값은 19일 오전 10시 기준 101만5000원에 거래됐다. 설 연휴로 아시아 주요 금융시장이 휴장하고, 미국 시장도 주말 동안 문을 닫으며 전반적인 유동성이 줄어든 점이 단기 하락 압력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는 이날 오전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연 뒤 2월 가격 변동성 상승을 언급하며 “대내외 위험 요인의 전개 상황과 국내 금융·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경계감을 가지고 계속 점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유 부총재는 “이번 설 연휴 기간 국제금융시장이 큰 이벤트 없이 비교적 안정세를 나타냈다”면서도 “주요국 통화정책 기조와 재정 확대 경계감, 인공지능(AI) 수익성 논란, 지정학적 리스크 등 글로벌 불안 요인이 상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