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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복용 않아 환청 들려”…대흥동서 지인 살해한 30대 남성 1심 징역 3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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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 서울의 한 식당에서 함께 술을 마시던 지인에게 흉기를 휘둘러 숨지게 한 30대 남성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2부(재판장 최정인)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이모(33)씨에게 19일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1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도 명령했다. 

 

재판부는 “피해자는 공격을 받고 극심한 고통과 공포 속에 사망했으며 그 존엄한 생명을 회복할 수도 없다”며 “유족을 역시 사랑하는 가족을 잃고 비통함 속에 고통스러운 생활을 하고 있고 피고인의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어 “피고인은 자신과 가장 친한 친구인 피해자를 살해했음에도 자신의 범행에 대해 진심으로 뉘우치거나 피해자나 유가족들에게 진지한 속죄를 구하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씨가 10년에 걸쳐 조현병 등 정신 장애로 환청·망상 등 증상을 겪었던 점, 지난해 약물치료를 중단하며 환청 증세가 심해진 점이 양형에 고려됐다. 재판부는 또 범행 몇 달 전 치킨집을 개업하면서 느낀 수익에 대한 압박감 등으로 피해망상이 발현됐다고 판단했다. 징역형과 함께 명령한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명령에 대해서 재판부는 “피고인이 장기간 실형 복역 후 출소했을 때 정신과적 치료를 유지하도록 할 만한 충분한 의사나 능력이 있어 보이지 않는다”며 “보호관찰만으로는 준수사항을 준수하도록 관리할 수 있는 충분한 억제력을 담보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선고가 나오자 유족들은 “사람을 죽인 게 어떻게 30년이냐”, “흉기를 미리 준비했는데 그게 어떻게 의사가 없는 거냐”며 항의했다. 앞서 유족 측은 마포구 주민 온라인 커뮤니티에 ‘2025년 8월 6일 대흥동 흉기 난동사건의 피해자 가족입니다’라는 게시글을 올려 ‘강력 처벌 촉구 탄원서’를 받았다. 탄원서에는 “이번 사건으로 사랑하는 아들을 잃은 아버지”라며 “피고인을 어렸을 적부터 우리 집에서 함께 밥을 먹고 잠을 자던 가족 같은 존재로 여겼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피고인이 저희 아들의 삶을 앗아간 책임은 그 어떤 변명으로도 가벼워질 수 없다”며 “다시는 이러한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피고인에게 법이 정한 최고형을 선고해주시기를 간절히 요청한다”고 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해 8월 6일 오후 10시 50분께 대흥동 한 대로변에서 피해자와 술을 마시던 중 ‘피해자가 자신을 해치려 한다’는 환청을 들었다는 이유로 피해자를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이씨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이씨는 최후진술에서 “정신병 약을 먹으면 너무 피곤하고 힘들어 약을 많이 복용하지 못했다. 그로 인해 범죄를 저질렀다”며 “피해자와 유가족에게 평생 속죄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겠다”고 선처를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