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대통령이 화두를 꺼낸 ‘설탕 부담금’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하고 있다. 정부는 설탕 부담금이 증세를 위한 수단이 아니라 건강 증진을 목적으로 한 것이라고 강조한다. 음료 등 당류가 과다하게 첨가된 식품을 섭취하는 비율이 높은 만큼 이를 설탕세로 관리하겠다는 것이다.
21일 정부 등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설탕부담금 도입 논의를 제안하며 이를 ‘세금’이 아닌 ‘부담금’이라고 강조했다. 세금을 더 확보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 속에 ‘설탕세’ 논란이 일자 이를 ‘설탕 부담금’이라고 부연한 것이다. 징수된 재원은 지역·필수·공공의료 강화에 재투자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대통령의 발언 이후 설탕 부담금에 대한 논의는 구체화하는 양상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수진 의원은 지난 3일, 조국혁신당 김선민 의원은 지난달 30일 첨가당 함량에 따라 가당 음료 제조·가공·수입하는 자에게 부담금을 부과하고 이를 만성질환 예방·관리 사업 및 공공의료 등에 사용하는 내용의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을 각각 발의했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도 최근 언론 인터뷰를 통해 “설탕부담금 부과는 제일 먼저 가당 음료부터 검토해야 한다”며 “최우선으로 저소득층·소아청소년의 비만 예방과 치료 등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회적 합의를 거쳐 정교하게 설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부가 이처럼 설탕 부담금을 도입하려는 배경에는 국민의 많은 당류 섭취가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023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 우리 국민 6명 중 1명(16.9%)이 당 과잉 섭취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보건기구(WHO) 권고인 하루 50g보다 국민 평균 섭취량이 58.9g로 더 많다. 당 섭취의 약 20%는 음료가 차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비만 문제도 심각하다. 대한예방의학회에 따르면 국내 소아청소년 비만 유병률은 2014년 10.0%에서 2021년 19.3%로 2배 가까이 폭증했다. WHO도 2016년 “건강한 식품 및 음료의 소비를 목표로 세금과 보조금 등의 재정정책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한 바 있다.
세계 각국도 설탕세를 도입한 곳이 적지 않다. 노르웨이, 헝가리, 핀란드, 멕시코, 영국, 이탈리아 등 2023년 기준 120여개국에서 설탕세를 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덴마크의 경우 비슷한 제도가 실패한 바 있다. 덴마크는 2011년 포화지방산이 2.3% 이상 포함된 버터, 우유, 육류 조리제품 등에 세금을 부과했다가 식품 가격 상승과 식품 가게의 폐업이 잇따르자 1년 만에 폐지했다.
설탕 부담금 도입으로 인한 우려도 있다. 식료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져 소바지의 부담이 커질 수 있고, 단순히 설탕 섭취를 줄이는 것으로 국민 건강을 크게 증진할 수 있는가에 대한 회의적인 시선도 있다. 최근 국회에서 열린 설탕세 관련 토론회에서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과도한 설탕 섭취의 문제점에는 공감하지만, 부담금이 음료·과자 가격 인상으로 이어져 소비자에게 전가된다면 수용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며 “비용 전가를 막을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상욱 식품산업협회 본부장은 “호주에서는 설탕세 도입 이후 청량음료 소비는 줄었지만 성인 비만율은 오히려 증가했다”며 “비만과 건강 문제는 설탕 섭취뿐 아니라 생활습관, 운동 부족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했다.
앞서 국회 입법조사처가 2020년 발표한 ‘설탕세 과세 동향과 시사점’ 보고서는 “설탕세는 국민 부담 증가로 인한 조세저항 및 음료 산업계의 반발을 발생시킬 우려가 있다는 점에서 도입 검토 시에는 이해당사자, 전문가 등을 포함한 국민의 충분한 의견 수렴 과정을 거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