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규제지역 내 아파트를 보유한 다주택자들의 대출 만기 연장을 원칙적으로 막는 방안이 추진된다. 현재 해당 지역에서 다주택자들은 주택담보대출비율(LTV) 0% 규제를 받아 신규 대출이 불가능한데, 이를 기존 대출의 만기 연장 때도 적용하는 것이다.
코스피가 6000선을 앞둔 가운데 단기 급등에 따른 투자자 불안 심리가 커지며 ‘공포지수’가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제조업에서 일하는 취업자 비율은 지난해 역대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규제지역 다주택자 대출 연장 막는다
22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24일 5대(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은행과 신협·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권을 소집해 다주택자 대출 연장 관행 개선을 위한 3차 회의를 개최한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 13일과 19일 두 차례 회의를 열었다. 지난 회의에선 금융권의 대출 취급 현황과 만기 구조 점검이 주로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20일 ‘다주택자 대출 대응’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2주택 이상 개인 및 주택매매·임대 개인사업자 등 다주택자 관련 대출 현황을 업권별로 살피고 있다. 23일 현황 파악을 마치고 이를 토대로 3차 회의에서 다주택자 대출 총량 감축 방안 등 구체적인 실행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수도권·규제지역 아파트 보유 다주택자를 우선 관리 대상으로 삼는 ‘핀셋 대책’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방 부동산 침체, 임대료 상승 등 시장 충격을 감안해서다. 당초 임대사업자들의 대출 만기 연장 시 임대소득 대비 이자상환비율(RTI)을 재적용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될 것으로 관측됐다. 그러나 이 대통령이 지난 20일 엑스(X·옛 트위터)에서 “왜 RTI 규제만 검토하느냐”고 지적하며 RTI 규제보다 강한 LTV 강화 방안이 검토 대상에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구체적으로는 수도권·규제지역 내 아파트 보유 다주택자들을 대상으로 대출 만기 연장 시 LTV 0% 규제를 적용해 대출을 원천적으로 금지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금융권에 따르면 다주택자들이 5대 은행에서 받은 주담대 잔액은 1월 말 기준 약 36조4686억원 수준이다. 2023년 1월 말(15조8565억원)에 비해 130%가량 늘어난 것으로, 같은 기간 전체 주담대 잔액이 513조원대에서 610조원대로 20%가량 늘어난 데 비해 증가 폭이 크다.
대출 연장 규제와 함께 세입자 안전장치 마련도 주요 과제 중 하나다. 야당 등 일각에선 다주택자 규제로 전·월세 매물이 줄어 서민 주거 불안이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이 대통령은 전날 X에서 “다주택자나 임대사업자가 집을 팔면 전·월세 공급도 줄겠지만 그만큼 무주택자, 즉 전·월세 수요도 줄어든다”고 반박했다. 이어 “공급만큼 수요도 동시에 줄어드는데 전·월세 공급 축소만 부각하는 건 이상하다. 오히려 주택 매매시장에 매물이 증가함으로써 집값이 안정되고 그에 따라 전·월세가도 안정된다는 것이 훨씬 더 논리적”이라고 주장했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도 다주택 규제의 필요성을 설파했다. 김 실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레버리지를 활용한) 비거주 다주택 매입의 경우 상승기의 수익은 사적으로 귀속되지만, 하락기의 손실은 금융기관의 건전성 저하와 신용 위축을 통해 사회 전체로 전이될 수 있다”며 “수익은 개인에게 남고 위험은 구조적으로 사회화되는 비대칭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금융당국은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 예외적으로 만기 연장을 허용하거나, 단계적으로 대출을 감축하는 등 안전망 마련을 함께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 관계자는 “아직 제도 개선과 관련해 확정된 내용은 없다”며 “세입자 안전 대책을 포함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이달 말 예정됐던 올해 가계부채 관리 방안 발표를 미룰 것으로 보인다. 주담대 위험가중자산(RWA) 추가 상향 조정 등 강도 높은 방안이 포함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코스피 목표지수 상향 바람 속 ‘공포지수’도 상승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일 코스피는 전장 대비 131.28포인트(2.31%) 오른 5808.53에 장을 마쳤다. 전 거래일 5600선을 처음 넘어선 지 하루 만에 5700선과 5800선을 연이어 돌파하며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다시 경신했다.
이런 코스피 강세는 국내 시장으로 글로벌 자금이 대거 유입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 자회사 ‘블랙록 펀드 어드바이저스’는 이날 SK하이닉스와 삼성전기 지분을 5% 초과 보유했다고 공시했다. 이에 SK하이닉스가 6%대 오르며 코스피 지수 상승분 중 약 47포인트에 기여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경민·정해창 대신증권 연구원은 “블랙록은 글로벌 최대 패시브 자산운용사이기 때문에 이런 공시가 이어지는 건 개별 종목에 대한 투자가 아닌 한국 증시 전체에 대한 패시브 자금 유입이 지속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대외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국내 정책 기대감도 지수 상승에 힘을 보탰다. 미국의 대이란 군사행동 우려가 고조되면서 방산 업종 상승으로 이어졌다. 여기에 2월 임시국회가 진행 중인 가운데 3차 상법개정안에 대한 기대감도 증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된다.
증권가에서는 코스피 단기 급등을 두고 엇갈린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하나증권이 코스피 전망치 상단을 7900으로 상향 조정한 데 이어 한국투자증권(7250), 글로벌 투자은행(IB) JP모건(7500) 등 주요 기관들이 지수 상단을 7000선 이상으로 잇달아 높이며 낙관론에 무게를 실었다. 반면 단기 과열과 거시경제 불안을 우려해 하단 전망치를 낮춰 잡은 신중론도 제기된다. DB증권은 코스피 예상 밴드 하단을 종전 4500에서 4300으로 200포인트 낮췄다. 강현기 DB증권 연구원은 “인공지능(AI) 시설 투자가 늘수록 고용이 안 좋아지고 소비가 줄어 경기 불안이 커진다”며 “그러면 회사채 발행이 위축되고, AI 투자도 느려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지수가 단기간에 급등하면서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를 나타내는 공포지수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형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20일 전장보다 1.31포인트(3.08%) 오른 43.87을 기록했다. 12일(40.51)부터 4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간 것이다. 통상 변동성지수는 증시가 급락할 때 오르지만, 최근처럼 가파른 상승장에서도 과열에 대한 경계감과 불확실성이 커질 경우 동반 상승하는 경향을 나타낸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가파른 지수 상승 속에서 대규모 매물을 쏟아내고 있다. 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올해 들어 20일까지 코스피 시장에서 총 9조1560억원을 순매도했다. 이는 지난해 전체 코스피 순매도액(4조6550억원)의 2배에 달하는 규모다. 다만 시장에서는 최근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가 주가 하락을 겨냥했다기보다 단기간 지수가 급등한 데 따른 일시적인 차익 실현 물량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작년 제조업 취업자 비중 역대 최저…청년층 직격탄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해 제조업 취업자는 438만2000명으로 전년보다 7만3000명 줄었다. 제조업 취업자는 2023년(-4만3000명), 2024년(-6000명)에 이어 3년째 감소했다. 제조업 중에서도 자동차, 비금속광물 제품 등이 지난해 감소세로 전환됐다. 통상 고용은 경기 변동 이후 수개월이 지난 뒤 나타나는데, 미국 관세정책 영향으로 자동차 대미 수출이 줄면서 고용 역시 위축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해 연간 대미 수출액은 전년 대비 3.8% 감소한 1229억달러를 기록했는데, 자동차 수출액이 13.2% 급감했다.
전체 취업자 중 제조업 비중도 15.2%로 전년보다 0.4%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2013년 산업 분류 개편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제조업 비중은 2013∼2017년 17%대였지만, 2018년 16%대로 내려왔고 2023년 15%대에 진입하는 등 3년 연속 하락했다.
연령별로는 청년층(15∼29세)에서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제조업 취업자 중 청년층은 45만1000명으로 전년보다 6만1000명 줄며 전 연령대에서 감소폭이 가장 컸다. 제조업 취업자 중 청년층 비율은 10.3%로, 2014년 이후 처음으로 10%대로 내려왔다. 제조업 취업자 중 청년층이 10명 중 1명에 불과하다는 의미다.
제조업 청년층 비중은 2014∼2017년 14%대 수준이었으나 2018년 13%대로 떨어진 뒤 12∼13%대에서 등락을 거듭하다 2024년 11.5%로 낮아졌다. 그러다 지난해 1.2%포인트 하락해 10%까지 내려왔다. 30대는 1만7000명 줄었고, 40대는 4만4000명 감소했다. 50대도 5000명 줄었다. 반면 60세 이상은 5만4000명 증가하며 제조업 고령화 현상이 뚜렷해졌다.
제조업에서 ‘질 좋은 일자리’가 빠르게 감소하고 있는 점도 문제다. 사업체노동력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제조업 상용 근로자는 전년보다 1만9506명 감소한 358만3981명으로, 5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올해도 미국발 관세 불확실성이 여전해 제조업 고용시장이 추가로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