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지난 23년간 패션업계에서 상품기획 업무를 하다가 40대 후반에 퇴사한 박정원(52)씨. 1년 반 동안 전기, 승강기, 소방 관련 자격증을 취득하며 제2의 직업을 준비했지만 일자리는 보이지 않고 자신감은 점점 떨어졌다. 그러던 중 서울시50플러스재단의 일대일 컨설팅을 통해 기존 자격증을 활용해 관련 직업훈련을 수료한 후 면접 코칭을 받으며 중구시설관리공단에 재취업을 할 수 있었다.
#2. 최근 10년간 다니던 회사에서 갑작스러운 권고 사직을 받은 김성국(45)씨는 충격과 불안에 휩싸였다. 예상했던 것보다 재취업은 쉽지 않던 차에 서울시50플러스재단에서 진행하는 경력설계 프로그램을 접하게 됐고, 지난 커리어를 돌아보며 현실적인 방향을 잡을 수 있었다. 정보통신(IT) 지원 업무직을 맡은 지금은 ‘다시 걷고 있다’는 사실을 매일 체감하고 있다.
서울시와 서울시50플러스재단이 새롭게 ‘중장년취업사관학교’를 출범하고 40∼64세 중장년의 일자리를 책임진다. 22일 재단에 따르면 중장년취업사관학교는 시의 대표 취업모델인 청년취업사관학교의 운영 노하우와 검증된 훈련 시스템을 이식했으며 중장년 맞춤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개별 사업으로 분산되어 있던 중장년 취업 지원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해 인재 등록부터 경력 진단·상담·훈련·매칭까지 끊김 없는 취업 지원체계를 구축, ‘취업 전 과정’을 책임지는 게 이번 사업의 핵심이다.
중장년취업사관학교는 서부·중부·남부·북부·동부 5개 50플러스 캠퍼스를 거점으로 우선 신설한다. 2028년까지 자치구 50플러스센터와 기술교육원 등을 포함해 16개소로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재직 중 이직과 직무 전환을 고민하는 40대와 50대, 은퇴 후 재취업을 준비하는 60대까지 상담부터 훈련, 인재 매칭까지 한번에 연결되는 생활권 취업 인프라를 서울 전역에 촘촘히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취업의 전 과정은 중장년 전용 일자리 플랫폼 ‘일자리몽땅(50plus.or.kr)’으로 통합된다. 인재 등록부터 경력 진단·훈련·매칭·사후관리까지 하나의 시스템으로 관리하며 인공지능(AI) 기반 추천 시스템이 참여자의 경력·희망 조건·준비수준을 분석해 적합한 일자리를 정밀 제안한다.
개인의 수준에 맞춘 단계별 취업훈련을 통해 전문 컨설턴트가 실제 채용으로 이어지도록 돕는다. 모든 참여자는 의사소통 능력·조직 적응력·실천 의지 등을 점검하는 ‘기초교육’을 의무 이수한다. 일대일로 배정된 전문 컨설턴트는 상담과 경력 진단을 지원한다. 기초교육 이후에는 개인의 준비수준에 따라 탐색반, 속성반, 정규반 세 가지 유형의 실전형 취업훈련으로 연계된다. 올해 120개 과정, 약 3000명 규모로 운영하며 전 과정 무료다.
기업과 중장년을 직접 연결하는 ‘중장년 경력인재 지원사업’은 대폭 확대된다. 지난해 450명에서 올해 2000명(채용형 700명·직무체험형 1300명)으로 늘려 중장년이 민간기업에 안정적으로 진입할 수 있는 채용 연계 모델을 본격적으로 가동한다. 권역별 잡페어와 채용설명회는 물론 대규모 일자리박람회를 통해 최신 일자리 정보를 집중적으로 제공할 계획이다. 올해 권역별 잡페어를 5회 개최하고 채용설명회는 연중 상시 운영한다. 7월에는 민간기업과 공공기관이 대거 참여하는 ‘중장년 일자리박람회’를 열 예정이다. 지난해 권역별 잡페어·채용설명회에는 9332명이 참여해 846명이 재취업에 성공했다.강명 50플러스재단 대표이사는 “중장년취업사관학교는 파편화되어 있던 일자리 지원사업을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하나의 시스템으로 묶은 혁신적 모델”이라며 “40대부터 경력 전환 전 과정을 체계적으로 관리해 기업과 시민 모두에게 신뢰받는 취업모델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 50플러스재단이 국내 최대 규모로 실시한 ‘중장년 1만명 일자리 수요조사’에 따르면 서울시 40~64세 중장년 350만명 중 53.7%(187만명)가 향후 5년 이내 이직·전직·재취업을 준비하거나 계획 중으로 나타났다. ‘기회가 되면 시도하고 싶다’는 응답까지 포함하면 82.6%(289만명)에 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