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전 7시 40분, 서울 용산구의 한 대형 오피스 빌딩 1층 카페. 출근길 직장인들이 계산대 앞에 줄을 섰다. 손에는 시럽이 들어간 가당 라떼 한 잔, 다른 손에는 설탕 코팅 도넛이 들려 있다. 바쁜 아침, 가장 빠르고 익숙한 선택이다.
“아침 차려 먹을 시간이 없어요. 달달한 커피라도 마셔야 정신이 들어요.” 5년 차 직장인 박모(32) 씨의 말이다. 하지만 공복 상태에서 당 함량이 높은 음료와 빵을 함께 섭취할 경우 혈당이 급격히 변동할 수 있다.
◆당 권고량에 근접하는 ‘아침 한 끼’
질병관리청 2024년 국민건강영양조사(2023년 기준) 따르면 국내 성인 아침 결식률은 30% 중반 수준이다. 특히 20대에서는 50% 안팎, 30대는 40%대 수준으로 높게 나타난다. 상당수가 빈속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셈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성인의 하루 자유당 섭취를 총열량의 10% 이내, 약 50g 미만으로 제한할 것을 권고한다. 5% 수준(약 25g)으로 줄이면 추가 건강 이익이 있을 수 있다고도 제시한다.
시판 가당 라떼(약 355ml)는 제품에 따라 20~30g 안팎의 당류를 포함하고, 도넛 한 개 역시 15~20g 수준의 당류가 들어 있다. 두 가지를 함께 섭취하면 한 번의 식사로 40~50g에 이를 수 있어 하루 권고량 상한선에 근접한다.
수면 중 우리 몸은 에너지를 소모하고, 기상 직후에는 비교적 빠른 에너지 보충을 원하게 된다. 다만 공복 상태에서 정제 탄수화물과 액상 당류를 섭취하면 인슐린 분비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이후 혈당이 빠르게 떨어지면서 피로감이나 허기를 다시 느끼는 현상이 반복될 수 있다.
◆공복 카페인과 혈당 변동
가정의학과 전문의 김해영 원장은 “빈속에 당 함량이 높은 빵과 가당 음료를 함께 섭취하면 혈당이 단시간에 상승했다가 다시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혈당 변동이 반복되면 장기적으로 대사 건강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2020년 학술지 European Journal of Preventive Cardiology에 발표된 코호트 연구에서도 과도한 당 섭취가 내장 지방 축적과 관련성을 보인다고 보고된 바 있다.
위장 측면에서도 주의가 필요하다. 의료계에서는 카페인이 위산 분비를 촉진할 수 있어 공복 상태에서 속쓰림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한다. 특히 위염이나 식도염 병력이 있는 경우 자극이 될 수 있다.
◆달걀 1개의 차이
그렇다면 대안은 무엇일까. 대한당뇨병학회는 탄수화물 위주의 식사에 단백질과 지방을 함께 섭취하면 식후 혈당 상승 폭을 완만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빵을 완전히 포기하기 어렵다면, 출근 전 삶은 달걀 한 개를 먼저 먹거나 무가당 음료를 선택하고 견과류를 소량 곁들이는 것이 도움이 된다”며 “단백질과 지방이 포만감을 유지하고 혈당 상승 속도를 늦추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오전 8시 30분, 카페 앞은 여전히 분주하다. 달콤한 아침은 짧은 위로가 될 수 있다. 다만 작은 선택의 차이가 하루의 에너지 흐름을 좌우할 수 있다는 점은 기억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