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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조한 날씨·강풍·험준한 지형…함양 산불 '삼중고'에 대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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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장 325개 규모 232㏊ 피해, 올해 첫 '대형 산불' 기록

지난 21일 발생해 사흘째 이어진 경남 함양군 마천면 산불은 건조한 날씨와 강풍, 험준한 지형이라는 '삼중고'가 겹치며 올해 첫 '대형 산불'로 확산한 것으로 분석된다.

23일 산림청에 따르면 이번 산불은 이날 2시 현재 산불영향구역이 축구장 약 325개 규모인 232㏊에 달해 산림청 '산불 확산 대응 2단계'와 소방청 '국가소방동원령'이 발령돼 긴박한 대응이 이어지고 있다.

산림 당국 헬기가 23일 경남 함양군 마천면에서 산불 진화 작업을 하고 있다. 산림청 제공
산림 당국 헬기가 23일 경남 함양군 마천면에서 산불 진화 작업을 하고 있다. 산림청 제공

통상 3∼4월에 집중되던 대규모 산불이 올해는 2월 중순부터 전국 각지에서 잇따라 발생해 산림당국이 분주하다.

특히 함양에서 산불이 발생한 지난 21일에는 이례적으로 하루에만 전국에서 총 12건의 산불이 나기도 했다.

이번 함양 산불이 대형화한 원인으로 건조한 날씨와 강하게 불어닥친 바람, 험준한 지형이 꼽힌다.

기상청에 따르면 영남권 지역에서는 한 달가량 건조특보가 지속됐다.

산불이 발생한 함양의 실효습도는 14%대를 기록 중이다.

이는 건조경보 기준인 25%보다 훨씬 낮은 수치로 올해 들어 경남지역 누적 강수량도 0.9㎜에 불과했다.

여기에 더해 한때 순간풍속 초속 8.5m의 강풍이 불며 불길이 능선을 타고 번져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경남 함양 산불 사흘째인 23일 오전 함양군 마천면 산불 현장에서 산림청 산불재난특수진화대원들이 방화선을 구축하며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산림청 제공
경남 함양 산불 사흘째인 23일 오전 함양군 마천면 산불 현장에서 산림청 산불재난특수진화대원들이 방화선을 구축하며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산림청 제공

게다가 불길은 고도 약 860m 지점까지 번졌는데 이는 서울 북한산과 비슷한 높이다.

많은 지형이 급경사지와 암벽 지대로 이뤄져 진화대원이 발을 들이기조차 힘든 사각지대였다.

바닥에 쌓인 낙엽으로 인해 헬기가 공중 살포한 물이 지표면에 닿지 않으며 진화는 더욱 더뎌졌다.

박은식 산림청장 직무대리는 "북한산 높이의 험준한 암석지라 지상 인력 접근이 매우 어렵다"고 설명했다.

다만 낮부터 바람이 평균 초속 2.9m, 순간 풍속 초속 5m 안팎으로 잦아든 점은 진화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산림청은 최근 '전국 산불방지 종합대책'을 발표하며 산불 문제 해결에 나섰다.

우선 산불 발생 시 최단 거리에 있는 헬기가 30분 이내에 도착하는 '골든타임제'를 운영하고, 반경 50㎞ 이내의 모든 가용 헬기를 즉각 투입하는 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지상 대응력 강화를 위해 담수량과 기동성이 향상된 다목적 산불진화차량을 도입하고, 공중진화대를 기존 104명에서 200명으로 대폭 증원한다.

인공지능(AI) 활용해 24시간 연기와 불꽃을 자동 탐지하는 과학적 감시 체계도 확대한다.

남부권 국가산불방지센터 등 새로운 조직 및 기구도 신설해 운영한다.

산림청 관계자는 "산불 발생 시 선제적이고 입체적 대응으로 국민 안전을 지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