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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영도체계 굳히기… 장기집권 발판 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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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 재추대

‘새시대 5대 당건설 노선’ 제도화
金 통치 철학 반영… 선대와 차별
‘적대적 두 국가·대남노선’ 미공개

북한이 9차 당대회 4일차 회의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총비서로 재추대하고, 당 중앙위원회 위원 재편을 단행했다. 당 규약 개정과 인적 쇄신을 통해 김 위원장 중심의 유일영도체계를 제도적으로 굳히고, 장기 집권 기반을 다져가는 모습이다.

조선중앙통신은 23일 전날 진행된 회의에서 김 위원장을 노동당 총비서로 추대하는 결정이 만장일치로 채택됐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138명의 당 중앙위원회 위원·111명의 후보위원 선출과 당 규약 개정에 대한 결정서 채택도 함께 이뤄졌다.

박수받는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9차 당대회 4일차 회의가 진행된 22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만장일치로 당 총비서에 재추대된 뒤 참석자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평양=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박수받는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9차 당대회 4일차 회의가 진행된 22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만장일치로 당 총비서에 재추대된 뒤 참석자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평양=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결정서는 ‘새시대 5대 당건설 노선’을 “항구적인 당 건설 노선으로 틀어쥐고 나간다는 내용을 명문화했다”며 “‘당중앙의 유일적 영도체계’를 철저히 확립하고 중앙집권적 규율을 강화하는 원칙” 등의 내용이 개정 규약에 담겼다고 밝혔다. 새시대 5대 당건설 노선은 정치·조직·사상·규율·작풍건설 등 김 위원장이 2022년 제시한 당 지도이념을 말한다.

이는 김 위원장 통치철학을 당의 공식 노선으로 명문화해 선대와 자신을 구분하고, 권력 정당성과 지속성을 동시에 확보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김 위원장 추대에 대한 결정서에 나오는 ‘존엄과 권위를 비상히 높이시고’, ‘그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등의 표현은 김정은을 김일성·김정일과 동등하거나 혹은 그 이상의 절대적 수령 반열에 올렸음을 의미한다”며 “당 규율의 엄격성 강화는 당원들에 대한 통제를 더욱 정교화하겠다는 정치적 의지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북한을 이끄는 고위직인 당 중앙위 위원 인선도 눈에 띈다.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고령의 군부 원로인 박정천 당비서와 리병철 당 군수정책담당 총고문은 중앙위원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대신 조춘룡 당 군수공업부장이 이름을 올렸다. 조 당 부장은 8차 당대회에서 제시된 ‘새로운 무기체계 개발’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수행하며 김 위원장 신임을 받아온 인물이다. 최룡해로 대표되는 원로그룹의 중앙위 위원 탈락은 이번 당대회에서 파격적인 물갈이가 이뤄졌음을 의미한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22일 평양에서 열린 조선노동당 제9차 대회에서 노동당 최고 직책인 총비서로 재추대됐다고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평양=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22일 평양에서 열린 조선노동당 제9차 대회에서 노동당 최고 직책인 총비서로 재추대됐다고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평양=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통일부에 따르면 8기 후보위원 중 신규 진입자는 76.5%(85명)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김 위원장이 차세대 지도부 예비군에서 과거의 인물들을 대거 정리하고, 자신의 통치철학을 즉각 실행할 수 있는 젊은 충성파들로 전열을 완전히 재정비했음을 의미한다”고 진단했다.

관심을 모은 ‘적대적 두 국가’ 명문화나 당 규약에서 통일 관련 문구 삭제 여부 등 대남, 대미 정책노선은 이날 공개되지 않았다. 그러나 최선희 외무상, 김성남 국제부장은 중앙위원으로 승진 또는 유임된 반면 8차 당대회 때 중앙위원이었던 리선권 당 10국 부장과 김영철 당 고문 등 ‘대남통’들은 중앙위에서 배제됐다. 대외정책이 대남 ‘적대적 두 국가’ 기조 속에서 러시아 밀착과 신냉전 대응에 무게를 둔 외교 진영으로의 재편됐다는 해석에 힘을 싣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