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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北 최고직 ‘당 총비서’에 재추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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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미사일 강화 노선 지속 재확인
최룡해·박정천 등 원로 대거 교체
유일영도체계 굳혀 장기집권 발판
‘적대적 두 국가·대남노선’ 미공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북한 조선노동당의 최고 직책인 당 총비서에 다시 추대됐다. 북한은 김 위원장이 지난 5년간 핵 무력 강화와 전쟁 억제력 확보 등을 이끌어 ‘자존·자강의 절정’에 올려세웠다고 재추대 이유를 설명하며 핵·미사일 강화 노선을 흔들림 없이 계속하겠다는 뜻을 시사했다. 또 당 규약 개정과 인적 쇄신을 통해 김 위원장 유일영도체계 기반을 보다 탄탄히 했다.

박수받는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9차 당대회 4일차 회의가 진행된 22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만장일치로 당 총비서에 재추대된 뒤 참석자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평양=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박수받는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9차 당대회 4일차 회의가 진행된 22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만장일치로 당 총비서에 재추대된 뒤 참석자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평양=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23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전날 열린 노동당 9차 당대회 4일차 회의에서 이런 내용의 결정서가 채택됐다며 “핵 무력을 중추로 하는 나라의 전쟁 억제력이 비약적으로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노동당 규약은 5년마다 열리는 당대회에서 당을 대표하고 전당을 조직·지도하는 총비서를 뽑도록 규정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2021년 8차 당대회에서 처음으로 총비서에 올랐다.

 

‘새시대 5대 당건설 노선’이 “항구적인 당 건설 노선”으로 명문화됐고, “‘당중앙의 유일적 영도체계’를 철저히 확립하는 것”이 개정 규약에 담겼다고도 전했다. 새시대 5대 당건설 노선은 정치·조직·사상·규율·작풍건설 등 김 위원장이 2022년 제시한 당 지도이념을 말한다. 이는 김 위원장 통치철학을 당의 공식 노선으로 못박아 김일성·김정일 시대와 구분하고, 권력 정당성과 지속성을 동시에 확보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김 위원장 추대에 대한 결정서에 나오는 ‘그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등의 표현은 김정은을 김일성·김정일과 동등하거나 혹은 그 이상의 절대적 수령 반열에 올렸음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북한을 이끄는 고위직인 당 중앙위 위원 인선도 주목된다. 이번 당대회에서 중앙위원 139명과 후보위원 111명이 선출됐다. 8차 당대회와 비교해 전체 교체율은 64.4%다.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북한군을 이끌었던 박정천 당비서, 리병철 당 군수정책담당 총고문 등 원로그룹이 교체대상에 포함된 게 주목된다. 대신 조춘룡 당 군수공업부장이 이름을 올렸다. 조 부장은 8차 당대회에서 제시된 ‘새로운 무기체계 개발’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수행하며 김 위원장의 신임을 받아온 인물이다. 이런 변화는 이번 당대회에서 파격적인 물갈이가 이뤄졌음을 의미한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김 위원장이 차세대 지도부 예비군에서 과거의 인물들을 대거 정리하고, 자신의 통치철학을 즉각 실행할 수 있는 젊은 충성파들로 전열을 완전히 재정비했음을 의미한다”고 진단했다.

 

관심을 모은 ‘적대적 두 국가’ 명문화나 당 규약에서 통일 관련 문구 삭제 여부 등 대남, 대미 정책노선은 이날 공개되지 않았다. 그러나 최선희 외무상, 김성남 국제부장은 중앙위원으로 승진 또는 유임된 반면 8차 당대회 때 중앙위원이었던 리선권 당 10국 부장과 김영철 당 고문 등 ‘대남통’들은 중앙위에서 배제됐다. 대외정책이 대남 ‘적대적 두 국가’ 기조 속에서 러시아 밀착과 신냉전 대응에 무게를 둔 외교 진영으로의 재편됐다는 해석에 힘을 싣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