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3일 건설경기 침체와 관련해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며 정상화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가계 부채와 관련해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강화 의견을 제시했다. 올해 경제성장률에 대해서는 “지난해보다 상당 폭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총재는 이날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김영진 의원 질의에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상향될 수 있다며 “지금 건설경기가 저희 예상보다 나쁜 쪽으로 가고 있는데 수출이 큰 폭으로 개선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건설경기 침체 배경과 관련 “지난 몇 년 동안 부동산 경기에 편승해 많은 건설이 됐고, 그것이 부실화하면서 생기는 문제가 지금 지속해서 작동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구조조정하는 방향으로 정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내다봤다.
이 총재는 이날 국회 업무보고 인사말에서 “우리나라 경제는 미국의 관세정책 관련 불확실성에도 불구, 양호한 소비심리 등으로 내수가 회복되고 반도체 경기호조 등에 수출도 증가세를 이어가면서 성장률이 지난해보다 상당 폭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물가와 관련해서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목표 수준(2%) 근처에서 안정적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면서도 “국제 유가와 환율 추이 등이 리스크(위험) 요인으로 잠재했다”고 진단했다.
이 총재는 성장률 상향을 언급한 데 대해 “‘지난해보다’라고 했는데 지난해 성장률이 1.0%였기 때문에, 그보다 상당 폭이라고 해석해달라”고 부연했다.
부동산 시장과 관련해선 가계 대출 규제가 지속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등 최근 정부 부동산 정책의 효과와 관련한 의원 질의에 “단기적으로는 데이터가 있으니까 (집값 진정 효과가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더 좋은 결과가 나올지 누구도 예측하기 어렵다”며 “부동산 안정은 궁극적으로 수도권 집중 현상이 완화돼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정부 정책과 관련 없이 한국은행은 가계부채 특히 부동산 대출이 너무 큰 문제고 국민 경제의 불안 요인이기 때문에 줄여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다주택자든 1주택자든 세제 문제의 경우 조세제도의 형평성 차원에서도 개선돼야 하는 정책이라는 점은 오래 전부터 말씀드렸다”고 설명했다.
그는 가계대출 관련 다른 의원의 질의에도 “부동산 대출 총량 규제가 비판을 받는 면도 있지만 해야 한다”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올해 원·달러 환율과 주가는 큰 변동성 위험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 총재는 “연말 외환 수급 안정 대책 등으로 환율 상승 폭이 축소됐지만, 달러 및 엔 움직임 등에 영향을 받으면서 여전히 큰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며 “주가는 반도체 등 주요 업황 호조 등에 힘입어 크게 올랐지만, 최근 인공지능(AI) 과잉 투자와 기존 산업 대체 우려 등에 변동성이 커지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통화정책 방향과 관련해서는 “대내외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은 만큼 경기와 물가, 금융안정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면서 결정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