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호 세종시장은 ‘노무현의 도시’ 세종시에서 4년 전 국민의힘 깃발을 꽂았다. ‘진보 성지’라는 정체성의 본질은 지역 발전의 적임자를 선택하겠다는 뜻이었다. ‘균형발전’과 ‘행정수도’라는 거대한 의제를 안고 있는 세종시의 정신이다. 2011년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 재임 시 세종시 골격을 만들었던 최 시장은 2022년 시장이 됐다.
설계자에서 도시 책임자로 돌아온 그는 세계적 행정수도와 견줘야한다는 비전을 세웠다. ‘도시의 매력이 미래’라는 지론을 바탕으로 그는 세종시를 ‘행정수도’를 넘어 ‘한글문화수도’로 방향과 내용을 확장했다. 행정가로서 정책을 한 번 밀어붙이면 끝장을 보기도 한다. 2024년 10월 공약인 국제정원도시박람회와 빛축제 관련 예산이 의회에서 전액 삭감되자 단식 농성에 돌입한 결기가 그것이다. 명실상부한 행정수도 지위를 공고히 하기 위한 대정부 요구와 주문도 저돌적이다. 그 결과 임기 내 국회 세종의사당과 청와대 세종집무실 이전을 확정했다. 그러나 단층제로 인한 재정 불안정성과 도농격차, 산업구조 전환 등 해결해야 할 문제는 아직도 산적하다. 다음은 지난 4일 시청 집무실에서 진행한 일문일답.
― 국회 세종의사당 실시설계 돌입 등 올해는 세종시가 ‘행정도시’에서 ‘행정수도’로 가는 원년이다. 세종시 설계자로서 감회는.
“2011년 행복청장으로 재임할 당시 세종시는 세종대왕의 묘호를 이어받은 도시라는 것 외에 구체적 방향성이 없었다. 도시의 골격을 만드는 것부터 시작해 2022년 시장 취임 후에는 어느 정도 골격이 갖춰진 세종시만의 계획과 방향성을 가져가기 위해 노력했다. 이재명 정부 국정과제에 행정수도 명문화를 포함한 개헌, 행정수도 세종 완성이 반영돼 중요한 전환점을 맞이했다. 중요한 건 세종시를 행정수도 지위에 걸맞은 행·재정 특례를 담고 안정적인 재정확보를 위한 보통교부세 개선을 골자로 한 세종시법 개정이다. 세종시를 행정수도로 지정하고 국회·대통령 집무실을 전부 이전하고 수도권 중앙행정기관의 추가 이전을 담고 있는 행정수도 특별법도 국회를 조속히 통과해야 진정한 행정수도가 될 수 있다.”
―임기 내내 의회와 사사건건 부딪혔다.
“시와 의회는 시민 안위와 지역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는 공통의 목표를 갖고 있다. 이를 정책으로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집행부와 의회 간 이견은 불가피하고 이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당연한 과정이기도 하다. 세종시는 현재 전국에서 유일한 여소야대 구조인데 의회는 당론을 이유로 ‘전액 반영’ 내지는 ‘전액 삭감’만 고수했다. 절충의 여지가 없는 입장 때문에 빛축제 예산 삭감과 국제정원박람회 10월 개최 제안 등의 대안이 전부 무산됐다. 정원박람회는 올해 4월 개최로 정부 승인까지 났지만 의회 반대로 개최가 최종 무산됐다. 이것이 과연 지역 발전에 도움이 되는 것인가 다시 묻고 싶다.”
―광역 간 행정통합이 급물살을 탔다. 특별자치시인 세종시 입장에서 어떻게 보나.
“정부에서 광역 간 행정통합하는 과정은 졸속 중의 졸속이다. 현재 4개 시·도가 특별자치시·도이다. 특별자치시법 개정안이 국회에 발의됐으나 진척이 없다. 세종시는 행정수도특별법과 세종시법이다. 전북·제주·강원도 다 특벌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들 법은 심의조차도 안하고 있는데 통합법은 2월 안에 끝낸다는 논리가 무엇인가. 통합법 내용도 전혀 논의가 안돼있고 공감대가 없다. 우리나라 교부세 총액이 60조인데 3개 통합특별시에 15조를 어떻게 준다는 건가. 통합만하면 특별시라고 하는데 특별시라는 정의나 개념도 없이 쓰이고 있다. 세종시는 행정수도라는 목표가 분명히 있다. 중요한 건 행정수도라는 지위가 바뀔 수는 없다. 영향 받을 일도 없고 세종시가 집중해야 할 일에만 매진하겠다.”
―세종시에 지난 13년 간 특별자치시 권한에 대한 지원이 전폭 이뤄졌다고 보나.
“세종시는 기초·광역 기능을 동시에 수행해 행정체계를 효율화한 단층제로 출범했다. 그러나 단층제 특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현행 교부세 제도 특성상 여러 재정적 역차별을 받고 있다. 세종시 보통교부세 산정시 재정특례를 주고 있지만 지원규모가 불안정하고 올해까지 한시 적용된다. 세종시는 10만명 인구에서 출발했으나 현재 40만명이고 행정수도가 완성되면 60∼70만명까지 증가가 전망된다. 국가행정도시 기능 수행을 해야 하는데 단층제로 인해 가중된 행정수요를 감당할 수 있는 재정권한과 지원은 턱없이 부족한 게 현실이다. 대통령께도 문제 해결을 건의했고 제도 개선을 검토하겠다고 약속했다.”
―세종시는 어떤 도시가 돼야하나.
“대통령실과 국회가 이전하고 행정수도 특별법, 개헌이 이뤄진다면 세종시는 대한민국의 제2수도이자 워싱턴 D.C.와 같은 행정수도로 거듭나게 될 것이다. 지난해 한글문화도시 원년을 맞아 세종한글축제, 한글국제프레비엔날레를 성황리에 마쳤다. 한글은 세종시의 또다른 정체성이 됐다. 세종시가 ‘가장 살기 좋은 도시’로 2년 연속 선정된 것은 세종시에 대한 외부 평가는 물론 시민 스스로의 자부심이 높아졌다는 방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