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측이 이달 초 중의원 선거(총선)에서 당선된 집권 자민당 의원들에게 수만 엔(수십만원) 상당의 축하 선물을 나눠줬다는 보도가 나왔다. 전임 총리인 이사바 시게루 전 총리의 ‘이시바 상품권’을 떠올리게 해 또다시 자민당에서 정치자금 논란이 불 가능성이 커졌다.
24일(현지시간) 일본 교도통신과 주간지 슈칸분춘에 따르면 다카이치 총리 사무소 관계자는 8일 치러진 총선 대승 이후 자민당 의원 사무소를 각각 방문해 축하 명목으로 수만 엔 상당의 ‘카탈로그 기프트’를 배포했다. 카탈로그 기프트는 책자 형태 상품 목록으로 받은 사람이 원하는 선물을 골라 수령할 수 있다. 초선 의원은 물론 재선 의원 일부도 다카이치 총리 사무소 측의 카탈로그 기프트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슈칸분춘은 이날 저녁까지 최소 4명의 중의원(하원) 의원이나 의원 사무소 관계자가 선물 수령을 인정했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다카이치 총리 사무소에 관련 사안을 질의했으나 답변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자민당은 2023년 파벌 중심의 이른바 ‘비자금 스캔들’로 홍역을 치렀고, 지난해 3월에는 이시바 전 총리가 중의원 초선 의원들에게 1인당 10만엔(약 93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배포했다가 비판에 직면한 바 있다. 두 사건을 연상시키는 이번 ‘카탈로그 기프트’ 파문으로 다카이치 총리까지도 정치자금 문제에 휘말릴 가능성이 커지면서 자민당 내부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온다고 교도통신이 전했다.
자민당 의원 중 한 명은 “사무소에 논의 없이 (카탈로그 기프트가) 와 있었다”며 “이것은 폭탄이 될 것”이라고 교도통신에 말했다. 이시바 전 총리는 지난해 배포한 상품권에 대해 의원과 가족을 치하하려는 취지였기 때문에 법에 저촉되지 않는다고 주장했지만, 관련 보도 직후 내각 지지율이 급락했다.
다카이치 총리가 지난 총선에서 자민당 압승을 이끌었고 60∼70%대의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지만 이번 사안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확산할 경우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교도통신은 “(자민당의) 정치자금 문제로 국민의 불신이 강한 상황에서 야당은 반드시 비판할 것”이라며 이 사안이 2026회계연도(2026년 4월∼2027년 3월) 예산안 심의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해설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