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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렌스키 “트럼프, 키이우 방문해 우리 고통 직접 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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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우 전쟁 4주년 맞아 미국에 ‘일침’
미국, 유엔 총회 ‘우크라 결의’ 기권

러시아의 침략에 맞서 싸우는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키이우 방문을 요청했다. 하지만 미국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4주년을 맞아 유엔 총회에 상정된 ‘우크라이나 지지 결의안’ 표결에서 기권해 우크라이나를 실망시켰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오른쪽)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4주년인 24일(현지시간) 키이우를 방문한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와 포옹하고 있다. 왼쪽은 젤렌스키 대통령 부인 올레나 젤렌스카 여사. AP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오른쪽)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4주년인 24일(현지시간) 키이우를 방문한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와 포옹하고 있다. 왼쪽은 젤렌스키 대통령 부인 올레나 젤렌스카 여사. AP연합뉴스

24일(현지시간) AP 통신에 따르면 젤렌스키는 이날 키이우 시내 중심가의 광장에서 열린 전몰 용사 추모식에 참석했다. 지금으로부터 꼭 4년 전인 2022년 2월24일 러시아군의 침공으로 전면전이 일어난 뒤 현재까지 목숨을 잃은 군인 및 민간인들을 기리기 위해서다.

 

젤렌스키는 전사한 장병들의 얼굴 사진을 살펴본 뒤 취재진에게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의 고통을 직접 목도하기를 바란다”며 “그래야만 이 전쟁의 진정한 의미를 온전히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의 전임자인 조 바이든 대통령이 2023년 2월 키이우를 직접 방문한 것과 달리 트럼프는 단 한 번도 키이우에 가지 않았다. 트럼프는 되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친하게 지내며 젤렌스키에게 ‘빨리 전쟁을 끝내라’는 취지의 압박을 가해 우크라이나는 물론 세계 각국에서 “대체 누구 편이냐”는 빈정 섞인 질문을 듣기도 했다.

 

트럼프는 2025년 1월 대통령으로서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하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최대한 빨리 끝낼 것”이라고 공언했다. 미국의 중재 아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에 평화 협상이 시작되긴 했으나 아직까지는 별다른 진전이 없는 상태다.

 

이는 전쟁 기간 동부 돈바스 지역을 포함해 우크라이나 땅의 약 20%를 점령한 러시아가 해당 영토를 자국에 병합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젤렌스키는 최근 CNN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그(푸틴)가 원하는 모든 것을 그냥 내줄 수 없다”며 “만약 그렇게 한다면 우리는 모든 것을 잃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모두 우크라이나를 떠나 타국으로 이주하거나 아니면 러시아인이 되는 운명을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4주년인 24일(현지시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부부와 키이우를 방문한 유럽 각국 지도자들이 시내 중심가 광장에서 전몰 용사들을 추모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4주년인 24일(현지시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부부와 키이우를 방문한 유럽 각국 지도자들이 시내 중심가 광장에서 전몰 용사들을 추모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한편 유엔 총회는 이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즉각적 휴전과 포괄적 평화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193개 유엔 회원국 가운데 한국 등 107개국은 찬성표를, 러시아·북한·벨라루스 등 12개국은 반대표를 각각 던졌다. 북한은 러시아에 전투 병력까지 보낸 핵심 우방국이다. 

 

눈길을 끄는 것은 미국 등 51개국이 기권했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해 유엔 주재 미국 대표부는 “결의안에 포함된 ‘우크라이나의 영토 보전’이란 문구가 러시아·우크라이나 평화 협상을 방해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 영토 일부를 차지하려는 러시아의 의도를 미국도 인정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