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은 선거의 시작이자 민주주의의 출발점이다. 그러나 최근 불거진 ‘공천 헌금’ 논란은 그 출발선이 얼마나 취약한지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관행이라는 이름 아래 묵인돼 온 정치권의 그늘이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정당 공천 제도를 근본적으로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국 정당 공천 제도의 문제점을 짚고 개선 방향을 모색하는 학술회의가 열려 관심이 쏠린다.
한국정치학회는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입법조사처 대회의실에서 ‘지방선거 정당공천과 한국 민주주의: 어떻게 개선할 것인가’를 주제로 학술회의를 개최한다. 한국정치학회와 국회입법조사처,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공동 주최하는 이번 학술회의는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의 공천 관행을 되돌아보고, 각국의 공천 사례를 비교·분석해 현행 제도의 개선점을 제시할 예정이다.
세미나는 두 개 세션으로 진행된다. 제1세션에서는 한국 지방선거 공천 제도를 해외 사례와 비교하는 논의가 이뤄진다. 이현우 서강대 교수가 사회를 맡은 가운데 윤왕희 성균관대 교수가 ‘한국의 정당공천과 개선방안’을 주제로 발표하고, 유성진 이화여대 교수와 장선화 고려대 교수가 각각 ‘미국의 정당공천’과 ‘유럽의 정당공천’을 발표한다. 이어 차재권 부경대 교수, 송진미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 박경미 전북대 교수가 토론자로 참여해 발표 내용을 검토하고 쟁점을 짚는다.
제2세션에서는 ‘지방선거의 정당공천, 어떻게 개선할 것인가’를 주제로 정치권과 학계, 언론계 인사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윤종빈 한국정치학회장이 사회를 맡고 더불어민주당 송재봉 의원, 조국혁신당 정춘생 의원, 개혁신당 천하람 의원이 토론에 참여한다. 하상응 서강대 교수와 김광수 한국일보 논설위원도 패널로 나서 제도 개선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윤 회장은 “선거는 대의민주주의를 지탱하는 가장 강력한 기제이지만, 운영 방식에 따라 민주주의를 후퇴시키는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울 수도 있다”며 “최근 불거진 중앙정치의 부당한 영향력 행사와 공천 헌금 논란은 일시적 일탈이 아니라 지방자치가 안고 있는 구조적 모순의 산물”이라고 지적했다.
윤 회장은 이어 “이번 학술회의는 지방선거 공천 제도의 학술적 대안을 모색하고, 정치 현장의 목소리를 통해 실질적인 해결책을 도출하는 자리”라며 “한국 지방자치와 민주주의의 질적 도약을 위한 의미 있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