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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73세’ 익산 만학도 12명 초등학력 인정 졸업… “배움의 길 이어갈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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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동창회에 간다는 말이 한평생 그렇게 부러웠어요.”

 

80세 한 어르신의 얼굴에 환한 웃음꽃이 피었다. 졸업장을 두 손에 꼭 쥔 그는 “이제야 꿈을 이뤘다”며 가슴 벅찬 소감을 전했다.

 

25일 익산시 평생학습관 세미나실. ‘익산행복학교 제6회 초등과정 졸업식’이 열리는 이곳에는 졸업생 12명과 가족, 교사 등 70여명이 모여 졸업의 기쁨을 나눴다. 교실에서의 추억을 담은 학습 활동 영상이 상영되자 곳곳에서 웃음과 눈물이 함께 흘렀다. 늦깎이 학생들의 교복 같은 단정한 옷차림과 수줍은 미소는 여느 초등학교 졸업식과 다르지 않았다.

25일 전북 익산시 평생학습관에서 열린 ‘익산행복학교 제6회 초등과정 졸업식’에서 만학도 졸업생들이 정헌율 익산시장(앞줄 왼쪽 세 번째) 등과 기념 촬영하고 있다. 익산시 제공
25일 전북 익산시 평생학습관에서 열린 ‘익산행복학교 제6회 초등과정 졸업식’에서 만학도 졸업생들이 정헌율 익산시장(앞줄 왼쪽 세 번째) 등과 기념 촬영하고 있다. 익산시 제공

올해 졸업생들의 평균 연령은 73세. 이들은 검정고시 대신 정규 학력인정 과정을 통해 당당히 초등학력을 인정받았다. 이름 석 자를 또박또박 써 내려가던 순간, 받아쓰기 시험지를 붙들고 씨름하던 시간, 교실에서 친구들과 나눈 웃음이 이날의 졸업장으로 결실을 봤다.

 

특히, 최고령 졸업생인 80세 백순자씨와 이삼수씨는 졸업의 기쁨에 머무르지 않았다. 두 사람 모두 중학학력 인정과정에 진학해 배움의 여정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칠판 앞에서 연필을 쥐고 배움 앞에서 누구보다 설렜던 졸업생 12명 전원이 다시 중학과정에 입학하며 새롭게 도전한다.

 

이들의 배움의 무대가 된 익산행복학교는 2011년 문을 연 성인 문해교육 프로그램이다. 현재 23개 읍면동 작은도서관과 경로당 등으로 찾아가는 수업을 운영하며, 배움의 기회를 놓쳤던 시민들에게 교실을 열어주고 있다. 초등·중학 학력인정반을 통해 검정고시 없이도 중학교 졸업까지 가능하도록 지원한다.

 

올해는 초등과정 2개 반, 중학과정 7개 반을 운영하며 전북 최대 규모를 이어가고 있다. 더 나아가 만학도들의 배움이 고등학교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함열여자고교에 만학도반 개설도 추진하며 학업의 사다리를 넓혀가고 있다.

 

익산시 관계자는 “나이에 굴하지 않는, 어르신들의 배움에 대한 열정이 지역사회에 큰 감동을 주고 있다”며 “앞으로도 누구나 원하는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