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남정훈 기자]이 정도로 잘 할 줄은 몰랐다. 현 시점 2025~2026 V리그 여자부 최고의 아시아쿼터 외국인 선수가 누구냐고 묻는다면 대다수가 이렇게 얘기하지 않을까. “자스티스가 최고지”
현대건설의 일본 출신 아웃사이드 히터 자스티스가 쏠쏠한 공격력에 웬만한 리베로보다 안정적인 리시브로 살림꾼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팀의 고공행진을 이끌고 있다. 특히 정지윤의 시즌 아웃 이후 자스티스의 존재감이 더욱 드러나고 있는 현대건설은 최근 파죽의 5연승을 달리며 시즌 내내 독주하던 도로공사를 제치고 챔피언결정전 직행 티켓도 노릴 수 있는 위치로 올라섰다.
현대건설은 지난 24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2025~2026 V리그 여자부 6라운드 도로공사와의 홈 경기에서 풀 세트 접전 끝에 3-2 승리를 거뒀다. 1,2세트를 모두 따내며 승점 3을 따낼 기회를 잡았으나 풀 세트까지 가면서 승점을 2만 추가한 게 아쉽지만, 어쨌든 ‘승점 6’짜리 경기에서 승리를 해낸 현대건설은 승점 58(20승11패)로 선두 도로공사(승점 60, 21승10패)와의 승점 차를 3에서 2로 하나 줄였다. 이제 남은 5경기의 향방에 따라 챔프전 직행도 가능해진 현대건설이다.
이날 자스티스는 서브득점 3개, 블로킹 1개 포함 19점을 올리며 27점을 올린 카리(미국)의 뒤를 든든히 받쳤다. 리시브 효율은 시즌 평균에 미치지 못하는 24.32%로 다소 아쉬웠지만, 자신의 서브로 도로공사의 리시브를 더욱 흔들었으니 그리 큰 문제가 되진 않았다.
특히 1세트에 자스티스의 활약이 반짝반짝 빛났다. 지난 16일 GS칼텍스전, 지난 21일 IBK기업은행전에서 모두 서브득점 4개를 폭발시킨 자스티스는 1세트 초반 V리그 내에서 유일하게 리시브 효율 50% 이상을 기록 중이던 ‘리시브 여왕’ 문정원을 연이어 무릎꿇리는 서브득점 2개를 터뜨렸다. 흔들림 심하게 떨어지는 플로터 서브 앞에 천하의 문정원도 무너질 수밖에 없었다. 자스티스는 이날 기록한 서브득점 3개를 1세트에 모두 폭발시켰고, 1세트에만 8점을 몰아치며 기선 제압을 이끌었다.
시즌 초반만 해도 페퍼저축은행의 일본인 미들 블로커 시마무라의 임팩트가 더 컸지만, 시즌 막판으로 접어들자 공수에서 모두 역할을 하는 자스티스의 공헌도가 더 인정받는 모양새다. 자스티스는 397점으로 득점 부문 9위, 리시브 효율 38.63%로 3위에 올라있다. 특히 리시브는 1,2위가 리시브에 있어 둘째 가라면 서러울 문정원(49.27%), 임명옥(45.26%)다. 두 선수를 빼면 자스티스가 다른 팀 주전 리베로를 제치고 최고란 얘기다. 게다가 자스티스는 리시브 효율 10걸 중 리시브 시도 횟수(415개)가 가장 많다. 가장 많이 받으면서도 득점에서도 10위 안에 든다. 올 시즌 토종, 외인 통틀어 최고 아웃사이드 히터는 자스티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경기 뒤 세터 김다인과 수훈선수 인터뷰에 들어온 자스티스는 “중요한 경기였다. 1,2세트를 따고, 3,4세트에 무너졌다. 이런 경기가 몇 번 있었다. 경기 내에서 위기를 컨트롤하는 노하우를 연습해야겠다고 느꼈다. 앞으로 챔프전이나 플레이오프에서는 이런 부분이 안 나오게 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냉철히 평가했다. 이어 “챔프전 직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팀의 밸런스를 잡을 수 있는 안정적인 선수가 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현대건설의 강성형 감독이 자스티스에게 해주는 말은 무엇일까. 자스티스는 “감독님은 지적보다는 칭찬을 많이 해주신다. 내 스스로 느끼기에 블로킹이나 공격이 부족한데, 감독님의 가르침 덕에 개선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V리그에서 뛰면서 레벨업을 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지금까지 익혀온 나의 배구를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정규리그 36경기를 촘촘하게 치르는 V리그는 체력적으로 힘들기로 유명하다. 체력 문제는 없냐고 묻자 “체력적인 부분에 문제는 없다. 다만 오늘처럼 코트 뒤로 멀리 날아간 공을 잡으러 갈 때 힘이 들긴하다. 그런 상황만 없으면 괜찮다”고 웃어보였다.
시즌 초반과 시즌 막판으로 접어든 현재 자스티스도 한국과 V리그에 녹아든 모습이다. 자스티스는 “한국에 처음 왔을 때도, 지금도 친절한 사람들이 주변에 많아서 다행이다. 동료들과 소통도 많이 하고 놀러도 많이 간다. 최근엔 숙소 근처 육회비빔밥에 꽂혀서 거길 자주 간다”라고 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