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집중호우로 발생한 경기 오산시 가장동 보강토옹벽 붕괴 사고는 설계·시공·유지관리 전 단계의 부실이 겹친 인재(人災)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국토교통부는 26일 중앙시설물사고조사위원회(사조위)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보강토옹벽 내부로 유입된 빗물이 제대로 배수되지 않아 수압이 증가하면서 붕괴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사조위는 사고 직후부터 약 7개월간 현장조사와 설계도서 검토, 관계자 청문, 지반조사 및 품질시험 등을 진행했다.
조사 결과 보강토옹벽 상부 배수로와 포장면 균열을 통해 빗물이 지속적으로 유입돼 뒤채움재가 약화됐다. 이후 상단 L형 옹벽이 침하하면서 포장면 땅꺼짐과 균열이 발생했고, 사고 직전 시간당 39.5㎜의 집중호우로 빗물 유입이 급증해 배수 불량과 맞물리며 수압이 가중돼 붕괴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됐다.
단계별 부실도 확인됐다. 설계 단계에서는 복합 구조에 대한 위험도 분석과 배수 설계가 미흡했고, 뒤채움재 품질 기준도 명확히 제시되지 않았다. 시공 단계에서는 배수가 원활하지 않은 세립분이 많은 흙을 뒤채움재로 사용했고, 자재 변경 승인과 품질시험 여부도 불투명했다. 설계 변경 사항이 반영되지 않은 도면을 준공 도면으로 제출한 사실도 드러났다. 감리·감독 역시 이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다.
해당 시설물은 2011년 준공됐지만 2017년에야 관리 주체가 인계됐다. 2023년 개통 전까지 시설물통합정보관리시스템(FMS)에 등록되지 않아 법정 안전점검이 이뤄지지 않았다. 과거 동일 시공 구간에서 두 차례 옹벽 붕괴가 발생했고, 2023년 정밀안전점검에서 배수 불량과 배부름 현상이 지적됐지만 보완 조치는 미흡했다. 사고 직전 국민신문고를 통한 붕괴 우려 민원에도 적극적인 대응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국토부는 보강토옹벽 위에 L형 옹벽이 설치되는 복합 구조에 대한 설계·시공 기준을 구체화하고 배수시설 기준을 강화할 계획이다. FMS 미등록 시설에 대한 점검과 제재를 강화하고, 전국 복합 구조 보강토옹벽을 대상으로 전수조사와 특별점검도 실시하기로 했다.
이번 사고와 관련해 정밀안전점검 결과의 적정성 논란도 제기됐다. 사고 구간은 2023년과 2025년 두 차례 점검에서 모두 B등급을 받았다.
권오균 사조위원장은 “준공도면과 구조계산서 등 핵심 자료가 확보되지 않아 점검이 육안 위주로 이뤄지는 한계가 있었다”며 “구조 평가 기준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명주 국토부 기술안전정책관 직무대리는 “당시 균열과 배부름이 지적됐으나 후속 조치가 충분하지 않았다”며 “중대한 결함은 등급에 적극 반영하도록 기준을 개정했고, 보강토옹벽 결함 요소를 명확히 규정해 평가 체계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