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 무력 포기’를 두고서 갈등이 최고조에 이른 미국과 이란이 스위스 제네바에서 3차 협상에 나섰다. 이번 회담은 사실상 미국과 이란 간 마지막 협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 19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대 보름까지 시간을 주겠다는 ‘최후통첩’을 제시한 바 있다.
협상은 26일(현지시간) 제네바의 유엔 주재 오만 대사관저에서 시작됐다. 지난 두 차례와 마찬가지로 미국 측에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와 중동특사 스티브 윗코프가 나왔다. 이란 측에선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바드르 알부사이디 오만 외무장관이 양측을 오가며 안을 전달했다.
미 재무부와 국무부는 전날 보도자료를 통해 “총 수억 달러 상당의 이란산 원유, 석유 관련 제품 등을 운송해 온 다수의 그림자 선단 선박·소유주 또는 운영자를 제재한다”고 발표하며 이란을 압박했다.
미국은 ‘최신예 전투기’ F-22도 이스라엘에 최초로 배치했다고 같은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F-22는 지난해 6월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습 당시 벙커버스터 폭탄을 투하한 B-2 스피릿 폭격기를 호위하는 역할을 맡았다.
미국의 최대 압박에 직면한 가운데,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미국과 진행 중인 핵 협상과 관련해 “전망이 밝다”고 말했다고 국영 IRNA 통신이 전했다.
그러나 이번 협상 성과를 낙관하기는 쉽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현재까지 드러난 양국 입장 차이가 워낙 크기 때문이다. 미국은 핵 문제 외에도 이란 탄도 미사일, 주변국 대리 무장세력 지원 등 문제도 협상 의제에 포함하자는 입장이다. 반면 이란은 핵 문제만 논의하겠다며 강경히 맞서고 있다.
국내 반정부 시위 유혈 진압 사태로 이란 정권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는 점도 변수로 거론된다. 이란 정권이 우라늄 농축권 포기 같은 양보를 할 경우 지지층의 반발로 체제 존립 자체가 어려울 수 있다고 보고 있어, 군사적 충돌까지 불사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란이 그간 미국을 상대로 ‘전면전은 피하자’는 원칙을 암묵적으로 지켜왔으나 군부를 중심으로 정면 대응을 불사하자는 기류가 확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미국이 이란과 타협점을 모색할 수 있다는 관측도 여전히 있다. 미군은 이란에 대한 공습을 장기간 지속하기는 어려운 상황으로 전해진다.
한편 FT는 이란이 협상에서 대규모 석유·천연가스 개발권을 제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환심을 사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