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관 마약수사 외압 의혹을 들여다본 서울동부지검 합동수사단(합수단)은 26일 백해룡 경정이 제기한 수사 외압·은폐 의혹을 전부 사실무근이라는 최종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수사 개시 260여일 만으로, 백 경정이 확증편향에 빠져 마약 밀수범들의 허위 진술에 의존한 ‘무리한 수사’를 벌였다는 결론이 나왔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엄정 수사’를 지시한 이후 의혹 제기 당사자인 백 경정이 합류했고, 합수단은 ‘한 지붕 두 수사’로 갈등을 겪어왔다. 동부지검 합수단은 8개월여간의 수사 끝에 마약 밀수 범죄에 가담한 조직원과 국내 유통책 등 8명만 범죄단체활동, 특가법위반(향정) 등 혐의로 기소했고, 나머지 관련자들은 재판에 넘기지 않았다.
백 경정은 서울 영등포서 형사과장이었던 2023년 1월27일 발생한 말레이시아 국적 마약 밀수 범죄단체 조직이 필로폰 약 24㎏을 밀반입한 사건에 대해 당시 경찰·검찰·세관이 사건을 은폐하거나 수사 외압을 행사하려고 했다고 주장했다. 배경에는 대통령실의 압력이 있었다고도 했다.
백 경정은 수사 과정에서 말레이시아인 마약 운반책 3명으로부터 ‘인천세관 직원들이 검역대를 통과하지 않는 방법을 안내했다’는 진술을 확보해 세관 직원 8명을, 특송 화물을 제대로 검사하지 않아 필로폰 약 56㎏ 밀수에 가담한 혐의로 세관 직원 3명을 각각 입건했다. 하지만 합수단은 세관 직원 11명에게 혐의없음 처분을 내렸다. 합수단은 “밀수범들 진술 내용이 사건 당일 근무표나 스마트워치 수면데이터 등 자료로 확인된 사실에 부합하지 않았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수사 방해와 은폐 시도도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백 경정은 영등포서장을 비롯한 경찰 고위직이 사건 관련 언론 브리핑 내용에서 ‘세관’을 삭제하거나 일시를 늦추라고 지시한 것을 들어 수사외압을 주장했다. 하지만 합수단에 따르면 브리핑 연기 지시는 당일 예정된 압수수색 이후로 변경하라는 것이었고, 수사 보안을 이유로 세관 등의 내용을 빼라는 것이었다. 사건을 서울청으로 이첩하라는 지시 역시 중요 사건을 어떤 기관이 수사할 것인지를 판단한 적법한 지시라고 봤다.
대통령실 외압 의혹에 대한 증거도 없었다. 합수단이 세관 직원·경찰 고위직 피의자 주거지, 경찰청·서울청 등 30곳을 압수수색해 휴대전화 46대 등을 포렌식했으나 경찰 고위직과 대통령실 관계자가 연락한 내역 자체가 없었으며, 수사외압·방해 등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시점은 대통령실에 사건이 보고되기 이전이었다.
검찰 사건 은폐 의혹도 혐의가 밝혀지지 않았다.
백 경정은 2023년 10월10일 사건 관련 언론 브리핑 이후 검찰이 수사를 은폐하려고 했다고도 주장했다.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과 이원석 전 검찰총장 등이 같은 해 10월 인사권을 행사해 서울남부지검의 마약 전담 부서를 해체했다는 것인데, 조사 결과 같은 해 9월25일 이미 검찰 인사이동과 조직개편이 이뤄져 백경정의 주장이 사실과 다른 것으로 드러났다.
다만 당시 사건을 담당한 검사 4명은 공수처로 이첩됐다. 2023년 2월 마약 밀수 공범을 수사하지 않아 직무를 유기했다는 의혹이다.
합수단은 백 경정에 대해 “수사 종사자가 수사원칙을 위반하고 확증편향에 빠져 마약 밀수범들의 허위 진술에 의존한 무리한 수사를 진행하고, 무분별한 의혹 제기로 사회적 혼란을 야기한 사안”이라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