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이른바 사법개혁 3법(법왜곡죄법·재판소원제법·대법관증원안) 중 가장 먼저 추진한 법왜곡죄법이 26일 국회 최종 문턱을 넘었다. 뒤이어 재판소원제법이 본회의에 상정됐다.
국민의힘은 이들 법안이 '이재명 대통령 구하기용 사법 파괴 악법'이라면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인 의사진행 방해)를 이어갔다.
국회는 이날 오후 본회의에서 판사·검사 등의 법왜곡 행위를 처벌하는 내용의 형법 개정안(법왜곡죄법)을 재석 170명에 찬성 163명, 반대 3명, 기권 4명으로 의결했다.
법안은 형사사건에 관여하는 판사와 검사 등이 타인에게 위법·부당하게 이익을 주거나 권익을 해할 목적으로 재판·수사 중인 사건에 관해 법을 왜곡하면 10년 이하의 징역과 10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하도록 한 내용을 골자로 한다.
법안에서 법왜곡 행위는 '법령의 적용 요건이 충족되지 않음을 알면서도 이를 적용하거나, 적용돼야 할 법령임을 알면서도 이를 적용하지 않아 의도적으로 재판·수사의 결과에 영향을 미친 경우'로 규정했다.
다만 법령 해석의 합리적 범위 내에서 내려진 재량적 판단은 예외로 두도록 했다.
아울러 ▲ 사건에 관한 증거를 인멸, 은닉, 위조, 변조하거나 위조·변조된 증거임을 알면서도 사용한 경우 ▲ 폭행, 협박, 위계 등의 방법으로 위법하게 증거를 수집하거나 적법한 증거가 존재하지 않음을 알면서도 범죄사실을 인정한 경우도 법왜곡 행위로 규정했다.
앞서 민주당은 전날 본회의에 계류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의결 법안(원안)을 처리할 경우 조문의 추상성이 위헌 시비로 이어질 수 있다는 당 안팎의 우려에 따라 법안을 대폭 수정됐다.
이에 법사위 원안 고수를 주장한 당내 강경파들을 '누더기법'이 됐다며 거세게 반발했다.
실제 법사위 심사를 주도한 추미애 의원(법사위원장)과 김용민 의원(법사위 간사) 등은 이날 본회의에 불참하며 사실상 기권했다.
반면 법왜곡죄 도입 자체에 신중해야 한다고 주장해온 민주당 곽상언 의원은 반대표를 던졌다.
개혁신당 천하람 의원, 진보당 손솔 의원도 반대 표결했다.
조국혁신당 박은정 의원, 진보당 전종덕·정혜경 의원, 무소속 최혁진 의원은 기권표를 던졌다.
법안에는 국가 기밀과 국가 첨단기술의 유출 행위 등도 처벌할 수 있도록 간첩죄 적용 대상을 기존 '적국'에서 '외국 또는 이에 준하는 단체'로 확대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외국 또는 이에 준하는 단체를 위하여 외국 등의 지령, 사주 하에 국가기밀을 탐지·수집·누설·전달 중개하거나 이를 방조한 자'에게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하도록 하는 내용을 신설했다.
국민의힘은 법왜곡죄법이 사법 시스템을 훼손하는 '악법'이라고 반발하며 전날 필리버스터에 돌입했다.
민주당을 비롯한 범여권 정당들은 필리버스터 개시 24시간이 지난 이날 오후 종결 동의 투표를 한 뒤 법안을 의결했다.
뒤이어 민주당의 또 다른 사법개혁법인 재판소원제법(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이 본회의에 상정됐다.
법안은 법원의 확정 판결 중 ▲ 헌재의 결정에 반하는 취지로 재판해 기본권을 침해하는 경우 ▲ 헌법·법률이 정한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아 기본권을 침해한 경우 ▲ 헌법·법률을 위반함으로써 기본권을 침해한 것이 명백한 경우 헌재에 헌법소원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법원 재판의 최종심인 대법원 판결 이후에도 헌재에서 재판의 위헌성이나 기본권 침해 여부 등을 한 차례 더 다툴 수 있게 하는 셈이다.
이때 재판소원 청구는 판결 확정일로부터 30일 이내에 할 수 있도록 했으며, 청구가 접수되면 헌재는 선고 전까지 해당 판결의 효력을 정지하는 결정을 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이날 법안 상정 직후 국민의힘은 전날에 이어 다시 필리버스터에 돌입했다. 이에 따라 재판소원법에 대한 표결은 법왜곡죄법과 같은 방식으로 27일 오후에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어 민주당은 남은 대법관증원안(법원조직법 개정안)을 상정·표결, 28일까지 사법개혁 3법의 국회 입법 절차를 완료한단 방침이다.
한편 국회는 이날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고민수 위원과 권익위원회 김바올·신상욱 위원 추천안도 의결했다.
다만 국민의힘 몫의 천영식 방미통위 위원 후보자의 추천안은 부결됐다. 민주당 일각과 조국혁신당 등 범여권 정당에선 보수 성향 매체 '펜앤마이크' 대표인 천 후보자가 '국정농단'의 부역자라며 반대 목소리가 나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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