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이민자 단속을 앞세운 거친 수색 작전으로 미국에서 기피 대상이 된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들이 이번에는 대학 구내에 진입해 물의가 빚어졌다. 이는 뉴욕 맨해튼에 위치한 컬럼비아 대학교에서 일어났다. 이른바 ‘아이비리그’의 일원인 컬럼비아대는 미 동부를 대표하는 명문대다.
2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날 오전 컬럼비아대가 소유한 주거용 건물에 ICE 요원들이 들이닥쳐 외국인 학생 1명을 체포했다. ICE 요원들은 영장도 제시하지 않고 대학 사유지에 진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NYT는 이들이 건물 입구에서 “실종자를 수색하는 중”이라고 거짓말을 한 뒤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ICE에 체포된 학생은 아제르바이잔 출신 유학생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ICE의 상급 기관인 국토안보부는 “지난 2016년 수업에 출석하지 않아 학생 비자가 만료된 인물”이라며 “불법 체류자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미국대학교수협회(AAUP)는 이 학생에 대해 “신경과학과 정치학을 복수 전공하고 있는 외국인 유학생임이 명백하다”고 항의했다. 결국 해당 학생은 몇 시간 동안 조사를 받고 오후에 풀려났다.
컬럼비아대는 발끈했다. 클레어 쉽먼 컬럼비아대 총장 직무대행은 입장문을 통해 “대학 내 기숙사나 강의실 등은 비공개 구역”이라며 “이 구역에 출입하려면 반드시 법원 영장이나 소환장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학 보안 관계자들에게 “향후 ICE를 비롯한 법률 집행 기관 요원들의 출입을 허용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지난 1월 미 중북부 미네소타주(州) 미니애폴리스에서 불법 이민자 수색 작전을 펼치던 ICE 요원들이 평범한 시민 르네 굿(37·여)과 알렉스 프레티(37)에게 총을 쏴 숨지게 했다. 여론이 악화하자 백악관과 국토안보부는 사망한 두 시민이 ICE 요원들의 정당한 요구에 불응하거나 총기를 소지한 채로 ICE 요원을 위협했다는 주장을 폈다. 하지만 이는 총격 당시 촬영된 동영상 등에 의해 입증되지 않아 되레 국민적 반감만 키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