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충주시 유튜브를 흥행시키며 ‘공무원 스타’로 불렸던 ‘충주맨’ 김선태 팀장의 사직 소식이 공직 사회 안팎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초고속 승진과 대중적 인지도를 뒤로하고 그가 선택한 ‘의원면직’은 사실 오늘날 공직 생태계에서 더 이상 낯선 풍경이 아니다. 한때 ‘꿈의 직장’으로 불리던 공무원 사회에 ‘엑소더스(대탈출)’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 정년까지 버티는 건 옛말… ‘자발적 퇴사’ 연 1만 7292명 시대
인사혁신처가 발간한 ‘2025 인사혁신통계연보’에 따르면, 2024년 한 해 동안 퇴직한 국가공무원 중 자발적으로 사표를 던진 ‘의원면직’ 인원은 총 1만 7292명에 달했다. 이는 전체 퇴직자의 59.0%를 차지하는 수치다. 공무원 10명 중 6명은 정년 퇴임의 영광 대신 중도 포기를 선택했다는 의미다.
수치로 본 이탈 속도는 더욱 가파르다. 자발적 퇴사자는 2017년 9225명에서 매년 1000명 이상 꾸준히 늘어났다. 7년 만에 두 배 가까운 인원이 공직을 떠나고 있는 셈이다. 특히 조직의 ‘허리’ 역할을 해야 할 6~7급 실무진의 이탈이 두드러졌다. 일반직 퇴직자 중 6급(1163명)과 7급(790명)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며 공직 사회의 숙련도 저하 우려를 키우고 있다.
◆ MZ 세대·교육계가 먼저 흔들린다
가장 심각한 대목은 미래 동력인 2030 세대의 이탈이다. 공무원연금공단 통계에 따르면 21~30세 퇴직자는 2015년 대비 2배 이상 급증했다. 재직 5년 미만인 저연차 공무원이 전체 일반퇴직자의 약 59.3%를 차지한다는 점은, 어렵게 공시(公試) 문턱을 넘은 청년들이 실무에 투입되자마자 회의감을 느낀다는 방증이다.
직군별로는 교육공무원의 상황이 처참하다. 2024년 특정직 의원면직자 중 교육공무원은 8929명으로 전체의 76.7%를 기록했다. 8년 전과 비교하면 중도 퇴직 인원이 2배가량 폭증했다. 교권 하락과 학부모 응대 스트레스가 일선 교사들을 사지로 내몰고 있다는 현장의 목소리가 통계로 증명된 셈이다.
◆ “워라밸도 옛말, 월급은 박봉”… 무너진 공직 자부심
엘리트 코스로 불리는 5급 이상 고위직이나 경찰 조직도 예외는 아니다. 이들이 안정적인 신분을 포기하는 이유는 복합적이다. 공통적으로 지목되는 원인은 ‘낮은 처우’와 ‘감정 노동’이다.
경기도 소재 구청에서 근무하는 5년 차 공무원 박모(31)씨는 “주변 친구들의 연봉은 가파르게 오르는데 내 월급 명세서를 보면 현타(허탈감)가 온다”며 “최저임금 수준의 박봉을 견디며 악성 민원인의 폭언까지 받아내다 보면 이 직업을 계속할 이유를 찾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이어 “과거처럼 조직에 뼈를 묻는 건 미련한 짓이라는 인식이 강해 동기들 사이에서도 전문직 시험이나 민간 이직 준비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