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에 받은 아이 세뱃돈을 어디에 투자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지난해 7월 아이를 출산한 정모(36)씨는 이번 설에 아이가 받은 첫 세뱃돈 투자 방법을 놓고 고민이 깊다. 예전 같으면 곧바로 은행을 찾았겠지만, 요즘같이 주식시장이 활황일 때는 아쉬운 선택이다. 결국 정씨는 아이의 주식 계좌를 만들어주기로 마음먹었다. 문제는 투자처 선정이다.
정씨는 “아이에게 목돈이 들어갈 때까지 장기간 묵혀둘 예정”이라며 “안전하면서도 수익률이 높은 상장지수펀드(ETF)가 가장 좋은 선택일 것 같은데, 어느 상품에 투자해야 할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아이에게 장기간 안정적인 수익을 만들어주고 싶은 정씨에게 딱 맞는 투자 상품은 무엇이 있을까.
1일 세계일보가 국내 4대 자산운용사(삼성·미래에셋·한국투자신탁·KB)로부터 자녀 세뱃돈 투자에 적합한 상품을 추천받은 결과 크게 △지수형 △성장형 △배당형 △관리형으로 분류됐다. 자산운용사들은 자녀의 첫 투자인 만큼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하면서도, 성장 가능성이 큰 시장에 투자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국가대표’ 기업 투자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나란히 코스피200 지수를 추종하는 ‘KODEX 200’과 ‘TIGER 200’을 추천했다. 삼성전자·현대차·SK하이닉스 등 국내 핵심 기업의 성장에 함께 참여할 수 있고, 한국 경제의 장기 성장 흐름을 가장 직관적으로 담을 수 있는 상품이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코스피 상장사들의 올해 예상 영업이익은 500조원으로 반도체 업황 호조를 중심으로 전년 대비 100조원 이상 증익될 것으로 전망되며 지속 상향 중”이라며 “정부의 강력한 증시 부양 의지에 힘입어 ‘코리아 프리미엄’시대의 원년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추천 이유를 설명했다.
최근 코스피에 다소 가려지긴 했지만, 세계 경제를 주도하는 미국의 주요 우량 기업에 투자하는 상품도 장기 투자에 적합한 선택지로 꼽힌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미국S&P500’과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미국나스닥100’이 대표적이다. S&P500은 미국 대형 기업 500개로 구성된 대표 지수이며 나스닥100은 나스닥 상장 기업 중 금융주를 제외한 시가총액 상위 100개 기업으로 구성된 지수다.
◆대세는 AI·반도체
자산운용사들은 세뱃돈 투자는 장기적인 안목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구조적 성장주’에 주목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ACE 글로벌반도체TOP4 Plus’를 통해 엔비디아, SK하이닉스, TSMC, ASML 등 글로벌 반도체 우량주에 집중 투자할 것을 권했다. △애플 △엔비디아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브로드컴 등 차별화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는 빅테크(거대기술기업) 상위 7종목에 투자하는 ‘ACE 미국빅테크TOP7 Plus’도 추천 대상에 포함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전 세계 성장 산업과 핵심 기업을 선별해 투자하는 ‘미래에셋 글로벌그로스’를 추천했다. 국내 혁신 기업에 집중하고 싶다면 ‘미래에셋 코어테크’도 대안이다. 국내 반도체·이차전지·플랫폼 등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성장 테크 기업에 투자한다. KB자산운용의 ‘RISE 비메모리반도체액티브’는 삼성전자 등 비메모리 반도체 밸류체인 전반에 투자하는 국내 유일의 비메모리 집중 상품으로 차별화된 수익률을 노린다.
삼성자산운용은 인공지능(AI) 산업의 또 다른 핵심 분야인 전력 설비에 주목했다. ‘KODEX AI전력핵심설비’는 노후한 미국 전력망 교체 수요와 맞물려 국내 대표 전력사인 LS일렉트릭, 효성중공업, HD현대일렉트릭 등의 성장에 투자한다.
◆배당받고 경제 조기 교육
배당소득 분리과세 확대 등으로 최근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는 고배당 ETF도 안정적인 투자처로 추천됐다. 더욱이 매월 혹은 정기적으로 배당금이 들어오는 상품을 통해 아이들에게 경제적 개념을 가르치기에도 적합하다는 장점이 있다.
KB자산운용의 ‘RISE 대형고배당10TR’은 삼성전자, 현대차 등 고배당주 10개에 집중하되, 배당금을 현금으로 주지 않고 지수에 자동 재투자하는 ‘TR(Total Return)’ 방식을 채택했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 주주환원고배당주’는 아이에게 매월 배당금을 선물하며 경제 흐름을 파악하게 돕는다. KB자산운용의 ‘KB 액티브배당’은 단순 고배당주 중심이 아닌 실적 성장에 기반을 두고 배당 확대 기업을 선별해 투자하는 액티브 운용 전략을 활용한다. 반도체, 자동차, 조선 등 국내 증시를 주도하는 산업의 핵심 종목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가 구성돼 있다.
◆전문가 맞춤형 관리
생업에 바쁜 부모들이 아이들의 투자까지 신경 쓰기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이런 부모를 위해 알아서 자산 비중을 조절하며 아이의 연령대나 생애 주기에 맞춰 자산을 굴려주는 전용 상품도 좋은 선택지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미성년자도 가입 가능한 연금저축계좌를 활용한 타깃데이트펀드(TDF) 공모펀드를 제안했다. ‘미래에셋 전략배분TDF2055’, ‘미래에셋 ETF로자산배분TDF2055’, ‘미래에셋 우리아이TDF2035’ 등이다. 투자 기간이 길수록 주식 비중을 높게 가져가다가 시간이 지날수록 채권 등 안전자산 비중을 늘려 장기 투자에 적합한 상품이다.
어린이 전용 공모펀드인 ‘미래에셋 우리아이3억만들기 증권자G1호’와 ‘미래에셋 우리아이친디아업종대표 증권자’는 국내외 우량 성장 기업에 투자한다. 단순 수익률뿐만 아니라 어린이 가입자를 대상으로 해외 기업 탐방 기회 등 투자 경험과 금융 교육 효과를 제공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