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퇴임하는 노태악 대법관의 후임 제청이 40일째 이뤄지지 않으면서 대법관 공백이 현실화됐다. 이번 제청은 지난해 6월 이재명 대통령 취임 이후 첫 대법관 인선이란 점에서 ‘이례적인 침묵’의 배경에 관심이 모인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통상 대법관 임명 제청은 청와대와 대법원 사이에 물밑 의견 조율을 거쳐 이뤄진다. 특히 대통령 취임 이후 첫 대법관 제청은 청와대의 의중이 많이 반영되는 게 일반적이라고 한다. 이 때문에 정치권과 법원 안팎에서는 청와대와 대법원 사이에 이견이 있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대법관 임명은 대법원장의 제청으로 국회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한다.
조희대 대법원장 취임 후 대법관후보추천위의 최종 후보 추천부터 제청까지 평균 2주를 넘는 경우가 없었다. 추천위는 앞서 1월 21일 노 대법관의 후임 후보로 손봉기(22기) 대구지법 부장판사, 윤성식(24기) 서울고법 부장판사, 박순영(25기) 서울고법 고법판사, 김민기(26기) 수원고법 고법판사 4명을 추천했다.
당초 법원 안팎에선 청와대가 노 대법관 후임으로 여성 대법관을 염두에 두고 있으며, 둘 중 김 고법판사에게 더 무게를 싣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김 고법판사는 진보성향 법관모임인 우리법연구회 출신으로,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의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에서 항소심 주심을 맡았다.
다만 27일 재판소원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김 고법판사에 대한 제청은 어려워진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김 고법판사의 남편은 이재명정부에서 대통령 몫으로 임명된 오영준 헌법재판관이다. 한 판사는 “재판소원 도입으로 헌재가 대법원 판결을 취소할 수 있게 된 상황에서, 부부가 양 기관의 최고 법관 및 재판관으로 재직하는 것은 이해충돌 우려가 크다는 게 중론”이라고 말했다.
법원 내부에서 적임자란 평을 받는 윤 부장판사 역시 우리법연구회 출신이다. 법원행정처 기조실장을 역임했으며, 재판과 사법행정에 두루 능통한 인물로 꼽힌다. 박영재 행정처장의 퇴진으로 공석이 된 차기 처장 자리에 유용하게 쓸 수 있는 카드란 점에서도 힘을 받는다. 다만 내란전담특별재판부인 서울고법 형사1부 재판장을 맡고 있는 점이 변수다.
법조계에선 윤 부장판사를 제청할 경우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체포방해 사건 첫 공판일인 4일 이전에 제청이 이뤄지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외에 손 부장판사는 지역 법관 배려 차원에서, 박 고법판사는 여성법관이자 노동법 전문성 측면에서 강점이 있단 평가를 받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