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태 강원도지사가 3∙1절을 맞아 이달 1일 열린 ‘제27회 강원도민 건강달리기대회’에서 시각장애인 마라토너 ‘눈’이 돼 10㎞ 코스를 함께 완주하면서 도민들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했다.
김 지사는 이날 마라톤에서 시각 장애를 가진 화천 2포병여단 100대대 횃불교회 담임목사인 김기동(47) 목사와 끈으로 손목을 연결한 채 달렸다. 두 사람을 이은 끈에는 ‘잘될거야, 강원!’이라는 문구가 새겨졌다.
김 지사는 혼자 뛰기도 쉽지 않은 구간을 김 목사가 안전하게 달릴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하고 속도를 조절하는 ‘가이드 러너’ 역할을 자처했다. 두 사람은 대회 일주일 전부터 춘천 하중도 일대에서 훈련을 하며 호흡을 맞춘 것으로 전해진다.
시각장애 1급인 김 목사는 2019년 상세 불명의 시신경 위축으로 시력을 잃는 시련을 겪었다. 비장애인 시절 마라톤 풀코스를 수차례 완주했던 김 목사는 실명 이후 한때 실의에 빠지기도 했으나 장애인 인식 개선 교육을 계기로 작년부터 다시 운동화 끈을 묶으며 희망의 레이스를 재개했다.
이날 두 사람은 59분 30초라는 우수한 기록으로 나란히 결승선을 통과했다. 힘든 레이스를 마치고 결승선에서 두 사람이 뜨거운 포옹을 나누자 현장에 있던 참가자와 시민들은 아낌없는 박수와 환호를 보내기도 했다.
마라톤을 완주한 김 목사는 "시각장애인인 제가 달릴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 좋았다"며 "장애는 결코 불가능이 아니라 사회의 다양한 영역에서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뜻깊은 계기가 되었길 바란다"고 소회를 전했다.
김진태 지사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같이’함을 통해 ‘가치’를 만들어가는 아름다운 세상을 달렸다"며 "마지막에 저보다 목사님이 더 힘을 내주셔서 우수한 기록으로 완주할 수 있었다. 이런 기회를 만들어주신 것에 대해 감사드린다”고 화답했다.
이어 “오늘 경험을 바탕으로 도민 한 분 한 분의 보폭에 맞춰 함께 뛰며, 늘 곁에서 숨소리까지 귀 기울이는 ‘도민 공감 행정’을 실천하겠다”고 강조했다.

